"펀슈머 지갑 열어라"...콘텐츠에 빠진 유통가

입력 2022-04-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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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파인앤쥬 캡쳐. (이마트24)

대한민국이 와인공화국이 됐다지만 이름도, 브랜드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와알못'(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와인 바에 와알못 대표주자 남녀 두명이 들어선다. 푸드는 물론 포도주 지식에 해박한 전문가가 바텐더로 나서서 이들에게 1만 원대부터 7만 원대 중저가 포도주 라인업은 물론 간단한 역사, 마시는 법을 알기 쉽게 풀이한다. 소개된 와인들은 이마트24가 선정한 '이달의 와인' 제품들이다.

이마트24가 최근 유튜브 공식 채널에 론칭한 와인 관련 콘텐츠 '공감토크 와인파인앤쥬'의 내용이다. ‘와인파인앤쥬’는 술로 마음을 치유한다는 의미의 주(酒)치의(바텐더)가 와인 초심자와 다양한 와인을 맛보며 일상의 고민이나 에피소드를 와인 스토리와 함께 풀어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밀레니얼 세대의 흥미를 유발하는 영상과 함께 9900원대 가성비 와인을 늘리는 등 와인 문턱을 낮추며 단골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재밌어야 산다" 소비재기업, 라방·예능 등 접목한 영상 마케팅 주력

1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유통·소비재 기업들이 라이브커머스(라방)와 예능 콘텐츠를 곁들이자 소비자 지갑이 열리고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아티스트를 섭외해 아예 브랜드를 숨기고 콘텐츠에 제품 브랜드를 은근히 녹이는가 하면 OTT 업체와 손을 잡는 등 경계를 뛰어넘는 콘텐츠 협업이 성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이후 모바일을 활용한 비대면 소비가 확 늘자 소비재 업계가 영상에 주력하는 판촉과 마케팅에 힘쓰면서 이같은 트렌드가 확산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홈쇼핑채널을 표방한 자체 라이브 스튜디오 설립 등 라이브방송 사업에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쇼호스트 격인 퍼스널쇼퍼를 추가로 모집한 데 더해, 명품 콘텐츠라는 본래 아이덴티티에서 벗어나 SM엔터테인먼트사와 손잡고 밀키트를 판매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LG생활건강도 내추럴 뷰티크리에이터 우수 활동자를 선발해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 과정’을 진행하고 전문성 있는 쇼호스트를 육성한다. 지난해 3조 원 규모로 급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내추럴뷰티크리에이터들이 고객과 소통하며 전문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재치있는 입담, 흥미로운 자신만의 콘텐츠 등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회사 측 판단에서다.

콘텐츠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기업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MCM 스타트업 아이스크리에이티브는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더불어 차세대 콘텐츠 사모투자조합으로부터 누적 투자금액 95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0년 콘텐츠 회사 디밀에 3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브랜드를 아예 감추고 음악 예능을 곁들인 콘텐츠도 인기다. 최근 롯데칠성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칠 레이블’(Chill Lable) 계정을 신설해 칠성사이다 등 자사 제품과 연계한 아티스트를 초대한 음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음악콘텐츠사 원더케이와 함께 '10PM라이브’ 콘텐츠를 육성해 밀레니얼 세대와의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고 나섰다.

◇탄산수도 와인도 게임업계와 컬래버로 ‘이미지 회춘’ 노려

장수 식품·외식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게임업체와 손잡고 '이미지 회춘'을 시도하고 있다.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는 1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약 한달간 최근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MMORPG 게임 ‘로스트아크’와 협업한 ‘모코코 생일파티세트’를 한정 판매하고, 서울 역삼동에 ‘맘스터치X모코코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맘스터치와 로스트아크의 만남은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협업으로, 지난해 출시 직후 품절대란을 일으킨 '모코코맘스세트'를 더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 이번 ‘모코코 생일파티세트’는 ‘딥치즈싸이버거’, ‘후라이드싸이순살’, 케이준양념감자, 콜라 1잔으로 구성됐고 로스트아크 인기 캐릭터인 '모코코'를 모티프로한 한정판 패키지다.

게임 캐릭터 인기에 팝업스토어도 연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맘스터치 랩(LAB) 3호점 ‘가든 역삼점’은 16일부터 한 달 간 ‘맘스터치X모코코 팝업스토어’로 운영된다. 매장 내외관 곳곳에 아기자기한 모코코 캐릭터가 랩핑되는 등 마치 메타버스 세계 속으로 들어온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탄산수도 게임에 빠졌다. 롯데칠성이 수입, 판매하는 에비앙은 최근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해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활용한 피크닉 매트, 에코백, 자수 뱃지 등 피크닉 굿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 판매 등을 진행했다. 메이플스토리 인기 몬스터 캐릭터 ‘핑크빈’, ‘예티’, ‘슬라임’ 등을 활용해 포인트를 줘 귀여운 이미지를 표현했다.

오픈런, 품절 대란을 일으킨 화제작 '포켓몬빵' 인기에 힘입어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제2의 포켓몬빵' 탄생을 노리는 곳도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10월 게임사 데브시스터즈와 손잡고 ‘쿠키런:킹덤’ 컬래버 상품인 빵, 디저트 8종을 선보여 전체 빵 매출을 석권한 일명 '쿠키런빵'의 라인업을 최근 추가로 늘렸다.

마니아들을 제대로 겨냥한 '게임 와인'도 등장했다. 이마트24는 최근 세계 최초 게임 협업 와인 '샤또몽페라로스트아크와인’ 패키지의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2018년 빈티지 한정판 샤또몽페라 레드와인과 '로스트아크' 로고가 각인된 슈피겔라우 비노비노 보르도 와인잔 패키지로 게임과 와인 마니아를 동시에 공략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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