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그래미 벽 높았다…방탄소년단, 아쉽게 수상 불발

입력 2022-04-0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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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히트곡 '버터'를 열창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래미의 벽은 높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 어워즈’ 수상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들의 아시아 팝가수 최초 그래미 수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4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자로 호명되지 못했다. 이 부문 수상자로는 지난해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로 큰 사랑을 받은 도자 캣과 SZA가 선정됐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수상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지난해 발표된 싱글 ‘버터(Butter)’는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10주간 1위에 오르며 올해 발표된 곡들 중 최장 기간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버터’ 외에도 ‘퍼미션 투 댄스’,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가 핫 100 차트에 올랐다.

이들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를 2017년 이래 5년 연속,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를 2018년 이래 4년 연속으로 수상한 바 있다. 이에 그래미 트로피만 손에 넣으면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을 모두 석권하는 역사를 쓸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 또한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RM은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된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그래미는 음악산업 동료들의 투표로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며 “지난 2년간은 매우 지치고 고통스러웠는데, 우리가 그래미를 수상한다면 이것들이 모두 보상받고 성과를 올리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상 불발의 아쉬움은 공연으로 대신했다. 2020년 이래 3년 연속으로 그래미 무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버터’로 무대를 펼쳤다.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글로벌 슈퍼스타”라고 소개했다.

검은 정장을 입고 나온 방탄소년단은 특유의 ‘칼군무’로 ‘버터’에 강렬함을 더했다. ‘버터’ 음악도 원곡과 달리 브릿지 부분에서 기타 리프를 강조하는 새로운 리믹스를 사용했다. 곡 중반부에는 첩보영화 속 주인공처럼 레이저 미로를 헤집고 다니며 볼거리를 더했다. 이들의 무대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올리비아 로드리고 등 참석자 일부는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영화의 아카데미상에 비견된다. 차트 성적, 대중적 인기 등 상업적 결과보다는 음악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의 수상 불발을 두고 그래미 특유의 미국 중심, 보수적 성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그들만의 리그’에 방탄소년단이 조금씩 균열을 내면서 ‘그래미 어워즈’의 역사를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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