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건설 성수기 날벼락 ‘시멘트 대란’…우크라發 ‘재고 바닥·수출 스톱’

입력 2022-03-30 16:42수정 2022-03-3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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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강원도의 한 시멘트 공장 앞에서 시멘트를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이 줄지어 서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공급 차질을 최소화해 건설현장이 원활하게 가동하게 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30일 입장문을 통해 삼표 사고로 촉발된 골재난에 이어 러·우크라전쟁 여파로 촉발된 ‘시멘트 대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시멘트 시장은 수급난이 도미노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건설업계는 ‘현장 중단’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감안할 처지다.

30일 현재 협회가 추산하는 시멘트 재고량은 72만 톤(t)으로 뚝 떨어졌다. 이 중 저장 창고 바닥에 깔려 판매할 수 없는 사장 재고량 30만t을 제외하면 사실상 남은 시멘트는 40만t 내외다. 평균 봄철 성수기 하루 시멘트 하루 출하량이 20만t인 것을 감안하면 이틀 물량도 안되는 상황이다. 이날도 재고 부족으로 인해 강원도의 한 시멘트공장 앞엔 시멘트를 실으려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수십대가 길게 늘어섰다. 일부 BCT 차량들은 예기치 못한 재고 소진으로 빈 차로 돌아가는 상황도 연출됐다.

시멘트 재고가 줄어든 원인은 유연탄값 급등과 겨울철 정기 대보수, 크게 2가지다. 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와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25%를 차지하는 호주산 유연탄을 사용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호주 뉴캐슬항 고품질 유연탄은 t당 427.50달러에 거래됐다. 2019~2020년 t당 60~90달러 수준을 유지해온 것에 700% 오른 수준이다. 유연탄 가격 상승으로 품귀 현상이 벌어져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원인으로는 건설현장이 본격 가동되는 봄철 성수기에 앞서 12~3월 중 생산 설비 등에 정기 대보수가 꼽힌다. 업계의 정기 대보수는 고온의 소성공정 특성상 필요한 과정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동절기를 이용해 킬른(시멘트 제조용 소성로)의 핵심 부품 교체, 생산 프로세스 점검 등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약 60%의 시멘트 소성로만 작동 중이었다. 하지만 업계의 안전재해와 친환경 설비 구축 공사로 애초 계획했던 생산 및 출하 계획이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28일 강원도의 한 시멘트 공장의 BCT 차량 대기공간에 재고량 소진으로 차량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재고 부족으로 시멘트 업체들은 수출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연안에 시멘트 공장을 보유한 업체들은 매년 540만t 이상 미국과 동남아 국가 등에 수출하고 있다. 업계는 재고 부족 물량으로 3월 시멘트 수출량을 52% 감소했다. 이마저도 국내 시장의 수요 증가에 따라 더 줄일 계획이다.

협회는 우선으로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 대보수로 중단됐던 킬른을 조기 가동한다. 4월부터 보수 중인 15기 킬른 중 7개 킬른을 재가동 시킨다. 여기에 수급 안정 실현을 위해 정부 지원도 요청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량을 한시적으로 추가 조정해 시멘트 생산량 증대 필요와 질소산화물 배출부과금제도의 한시적 유예 등 환경규제 정책의 일시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시멘트 대란으로 인해 자재 조달 능력이 열악한 중소 건설사는 수급 불안에 따른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에는 공사 현장이 멈춘 곳이 없지만, 4월 건설 성수기가 오면 셧다운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를 구하지 못해 이대로 가면 건설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올 것”이라며 “건설자재 값이 폭등하면서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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