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퍼 봉사' 윤석열…정순택 대주교 "통합의 정치 해달라"

입력 2022-03-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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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택 대주교 "갈등과 분열을 넘어달라"…윤석열 당선인 "그래야죠"
尹, 다음 주 지역 순회 일정 돌입
제주 4·3 추념식 참여 여부에 이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옆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수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에서 ‘밥퍼 봉사’로 민생 행보를 시작했다. 다음 주부터 지역을 돌며 국민 통합 메시지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배식 봉사에 앞서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차담을 가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9일 대선 후보 당시 정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거가 끝난 뒤 명동 밥집을 찾아 봉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정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은 웃으며 “그래야죠”라고 화답하며 “제가 취임하고 (명동 밥집에) 오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주변에서) 약속한 것이니까 빨리 가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취임하고 또 여러 일정을 보고 (다시) 한번 (명동 밥집에) 오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주교는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잘 챙겨주고, 그런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윤 당선인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려운 분들이 제일 피해를 많이 본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 윤 당선인은 “‘식구’가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인 것처럼, 밥을 함께 먹는 행동이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상징적인 명동성당에서 밥을 함께 나누는 것은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대학 친구들과 성당을 다니며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례명은 ‘암브로시오’다.

이어 윤 당선인은 ‘명동 밥집’으로 이동해 1시간 동안 배식과 서빙 봉사에 참여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전국 각지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되자 지난해 1월 명동밥집은 염수정 추기경의 제안으로 문을 열었다. 식사하는 노숙인 등을 배려해달라는 서울대교구 측 요청에 따라 이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당선인은 다음 주 지역 순회 일정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호남과 대구·경북(TK) 어디를 가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으로 간다”고 답했다.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맞춰 제주를 방문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한다면 역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는 최초이자 보수 정당의 대통령으로서 첫 참석이 된다. 김 대변인은 “4·3 항거에 대해 윤 당선인이 선거 당시에 말씀드렸던 바가 있다”며 “그때 드렸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그렇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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