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꿈꿨던 우크라 의용군 “너무 참혹…오지 마시라”

입력 2022-03-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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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 캡처)

“히어로물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 소속돼 참전 중인 한국 청년 2명이 28일 KBS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지의 참혹한 모습을 전했다. 이들은 본인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복면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인터뷰에 응했다.

청년들이 제공한 사진의 GPS 위칫값을 분석해 보니, 이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 A 씨와 B 씨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 들어왔는데, 알려진 것보다 한국인 의용군이 많다”며 “어떤 장교는 40명이라고 했었고, 또 의용군 모집관한테 따로 얘기해봤는데 ‘20명 정도 된다’란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A 씨는 “13일 러시아군이 쏜 30발의 미사일에 폴란드 인근 야보리우 훈련소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그때 자신들도 그 장소에 있었다”며 “미사일이 폭발할 때 팔 쪽에 파편을 맞았었는데 같은 소대 폴란드 친구가 업고 이동시켜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히어로 판타지물 그런 것도 아니고, 진짜 팔 날아가고 다리 날아가고 살점 다 태워지고, 정말 비극 그 자체”라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참혹하다. 한국에서 더는 지원자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의용군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묻자 B 씨는 “일반 시민들과 어린아이들 죽고 다치는 걸 그냥 마냥 보고 있기만은 힘들어서 지원하게 됐다”며 “진심인 만큼 과도한 비난은 멈춰 달라”고 했다.

A 씨는 “어머니, 아버지 걱정 끼쳐서 죄송하고 무사히 살아서 돌아가겠습니다”라며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빨리 우크라이나에서 나가라는 취재진 권유에 이들은 “전쟁이 끝나면 귀국하겠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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