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윤석열 ‘용산 대통령’ 선언하자…부동산방 '시끌벅적'

입력 2022-03-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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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옆에 세워둔 것은 용산 집무실 조감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계획을 밝혔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떠나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명분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의 권위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이전 방안을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새로 정치의 중심이 될 용산 인근은 물론, 기존의 청와대 근처 역시 향후 부동산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민, 투자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토론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정치 1번가’ 기대감...개발제한 우려에 악재 분석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용산 국방부청사의 21일 모습. 관저로 활용이 유력한 한남동 공관과 국방부 청사 건물까지 출퇴근길 이동에는 교통통제 시 차량으로 3∼5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당선인 측은 예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 소식이 전해지자 실제로 인근 집값이 뛰기도 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고가 연립주택이 100억 원을 넘겨 거래가 됐다. 전국 연립주택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거래가다. 한남더힐 등 최고가 수준의 주택이 즐비한 부촌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정치 1번가’와 멀지 않다는 기대감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심도 매우 큰 상황이다. 특히 새로 정치의 중심으로 거듭날 용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시장은 대체로 집무실 이전을 호재로 보고 있다. 용산이 정치적 상징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간으로 바뀌며 장기적으로 용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집무실 이전으로 ‘미군 기지 반환’, ‘공원 조성’ 등에 속도가 붙는 등 여러 호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본다. 이밖에 용산구의 오랜 문제였던 동서 불균형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용산은 경부선 철도가 동서를 가르고 있는데, 동쪽은 한남동·동부이촌동·이태원 등에는 부촌이 밀집해 있으나 서쪽인 청파동·효창동·남영동 등은 노후주택이 많고 상대적으로 개발 여지가 크다. ‘용산 집무실’ 시대가 본격화하면 이러한 지역에도 개발 수요가 늘어 도시 개발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대로 일각에선 집무실 이전으로 경호 문제에 따른 교통 체증과 인근 개발 제한, 집회·시위 증가 등으로 용산이 혼잡해지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집무실 등 공관과 밀접한 삼각지역 인근 지역에서는 개발 규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 일대에서 추진되는 각종 아파트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사업 등은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재개발을 추진하는 한강로1가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용산대로길 삼각맨션 등은 집무실에서 불과 200m 거리에 자리하고 있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다만 이밖에 추가적인 고도 제한 규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서울시 모두 ‘추가규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인근은 호재로 여겨...다만 그 효과는 ‘글쎄’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 인근 종로구 일대 지역은 큰 우려 없이 집무실 이전을 환호하는 분위기다. 현재 청와대 인근의 옥인동·통의동 등 서촌, 삼청동·가회동 등 북촌, 청운효자동·부암동 등은 경호 및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고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받아왔다.

그러나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가면 그동안 개발에 족쇄가 됐던 규제가 완화되고, 해당 지역이 공원화되는 등 주변 일대가 정비되며 부동산 가격의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인근에서 자주 있던 집회 등이 줄어들며 소음 공해가 줄어드는 등 거주 환경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실제 인근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은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청운효자동에 21년째 거주하는 A씨는 “집무실이 이전하면 고도제한 등 규제가 풀리며 부동산 가격으로만 따지면 긍정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이 없던 동네여서 그 효과가 폭발적일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거주민이 적어 조용한 게 장점인 동네였는데 청와대 인근이 공원화되면 오히려 교통량,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등 생활 환경이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청와대 인근 지역이 경복궁 등 문화재나 북악산, 한옥마을 등을 포함하고 있어 개발 규제가 생각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집무실이 옮겨가도 당장 서둘러서 개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집무실이 나가며 주변 상권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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