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동 불발 이틀째도 ‘신경전’...靑 “왈가왈부 말라”

입력 2022-03-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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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전경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17일에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청와대는 “(당선인 측이)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문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결단 사항”이라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박 수석은 한국은행을 포함한 공기업·공공기관 인사들의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차기 정부 출범 전 인사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 또는 방향이 설정돼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방침·방향을 별도로 설정할 필요도 없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이어 “다만 대통령과 당선자가 만나면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지 않겠냐”며 “두 분이 만나기도 전에 이런 것에 대해 서로의 참모들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 자리를 편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와대도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총재 지명권을 윤 당선인 쪽으로 넘긴다는 취지의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5월9일까지 (문 대통령의) 임기인데 인사권을 문 대통령이 하지 누가 하냐”며 문 대통령이 차기 한국은행 총재 지명을 강행 것임을 시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이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면이 묶일 것’이라는 주장을 다시 언급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답변을 하거나 의견을 말씀드릴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제가 어떤 코멘트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낙하산·알박기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민에 대해 최소한의 염치도 없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가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 무엄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게 청와대 분위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과 당선인이 만나기로 약속을 국민에게 해 놓고 깨버리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들은 또 얼마나 당황스럽고 답답하겠나. 이런 모습을 청와대가 보이면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윤 당선인 측은 전날에 비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회동에 진전된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조율 작업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그는 권력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다소 부담을 느끼는 듯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박수현 수석도 “윤 당선인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이 회동 시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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