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시장, 지난해 '역성장'...비건·고급화로 2라운드 경쟁

입력 2022-03-16 14:46수정 2022-03-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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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국내 만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장기화로 가정간편식 등 대체식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지난해 역성장하면서다. 그동안 만두 시장이 안팎인 '속'과 '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 양상이었다면 성숙기에는 비건 등 향후 트렌드을 접목한 경쟁이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 및 식품산업통계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 집밥족에 힘입어 늘어나던 국내 냉동만두 시장이 소강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국내 냉동만두시장 규모는 2020년보다 약 7% 줄어든 4770억 원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전인 2019년(4814억 원) 수준에 그쳤다. 2020년 홈쿡족, 집밥족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하다가 밀키트, 레스토랑간편식(RMR) 등 냉동, 냉장간편식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대체 선택지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의 국내 만두 시장은 '피'와 '속' 싸움으로 요약된다. 1987년 첫 출시 이래 30여 년 동안 '고향만두'를 필두로 1위 자리를 유지해오던 해태제과를 밀어내고 2013년 속을 꽉 채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혜성처럼 나타나 왕좌 타이틀을 따내면서 만두 전쟁이 본격화했다.

이후 풀무원이 피를 얇게 만든 '얇은피 만두'로 치고 올라오면서 고향만두는 점점 더 뒤로 밀려났다. CJ제일제당이 47% 가까이 시장을 차지한 가운데 풀무원이 약 13%, 해태제과가 약 12%로 2위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한 소비자가 매대에서 비비고만두를 꺼내고 있다. (CJ제일제당)

상위권 뿐 아니라 하위권 자리다툼도 만만치 않다. 오뚜기는 2019년 동파육, 새우, 홍게살 등 최고급 재료로 속을 채운 프리미엄 콘셉트의 'X.O.만두'를 내놓고 조인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X.O. 만두’는 지난해 12월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67% 뛰며 론칭 이래 최고 월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원F&B도 최근 전체 만두의 피 비중을 17%로 맞춘 '양반 인생맛집 만두' 2종을 내놓으며 고급화에 나섰다.

질적 성장기에 돌입하면서 만두전쟁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 정체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이에 자사만이 할 수 있는 기술력 적용은 물론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최대 화두로 떠오른 '비건' 등 새 영역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FIS 보고서는 "건강,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채식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두 시장에도 '비건 만두'가 등장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냉동만두 수출 시 육류 검역과 같은 수출규제에도 자유롭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진출은 물론 K푸드 열풍을 이어가는 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식물성 식품 시장은 국내외에서 모두 성장 여력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세계 비건음식 시장 규모는 160억 달러(한화 약 19조 원)다. 연평균 성장률 9%로 2025년 220억 달러(한화 약 27조 원)로 몸집을 불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비건 인구 역시 증가세다. 한국채식비건협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250만 명으로 대폭 늘었다.

▲플랜테이블. (CJ제일제당)

비건 트렌드에 발맞춰 CJ제일제당은 100% 식물성 성분으로 이뤄진 비비고 제품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면서 유럽 브이 라벨(V-LABEL)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만두를 출시했다. 국내용으로는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오리지널, 김치맛 총 2종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앞서 선포한 미래핵심 동력 중 하나인 웰니스(Wellness)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일환이다.

풀무원도 핵심 재료인 두부와 젓갈을 넣지 않은 김치 등으로 만든 얇은피 꽉찬 세모만두 두부김치 만두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수출을 염두에 둔 비건 만두 '올반 미트프리 만두'를 내놓기도 했다. 대상은 종가집 김치의 기술력을 활용해 '호밍스 집만두' ‘김치두부’, ‘백김치’를 비롯해 고기만두 총 3종을 출시했다. 간편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롯데푸드는 최근 간편성에 초점을 맞춰 편의점용 쉐푸드 롤만두를 선보였다.

▲대상 '호밍스 집만두' (사진제공=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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