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전형필의 후손이 1월 미술품 경매에 출품했다가 유찰된 국보 ‘금동삼존불감’의 소유자가 변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5일 문화재청 누리집을 보면 금동삼존불감 소유자가 간송 후손을 지칭하는 기존 ‘전***’에서 ‘볼***’로 바뀌었다. 다만 소재지와 관리자는 ‘간송미술관’과 ‘간송미술문화재단’으로 이전과 같다.
이는 간송 후손이 누군가에게 금동삼존불감의 소유권을 넘겼지만 새 주인이 불감을 가져가지 않았거나 기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유권을 완전히 넘기는 기증과 달리 기탁은 물품 관리를 맡기는 것을 뜻한다.
금동삼존불감의 소유권은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과 교포를 중심으로 구성된 탈중앙화 자율조직 다오(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다.
’다오’는 중앙화된 주체의 관리나 감독 없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함께해 암호화폐로 자본을 모으고 조직을 운영하는 온라인 공동체다. 암호화폐 투자 자본이 국보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간송 손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대략적인 내용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진행은 순조롭지만, 기증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발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간송 측은 1월 불감과 함께 또 다른 국보 ‘금동계미명삼존불입상’을 케이옥션 경매에 내놓았으나 모두 팔리지 않았다. 국보가 미술품 경매에 나오기는 처음이었다. 두 국보의 경매 출품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불감보다는 불상의 가치가 대체로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