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낸 이대녀에도…윤석열, 여가부는 폐지한다

입력 2022-03-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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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녀 투표비율 극과 극…지선 앞두고 전략 2030 전략 고심
하지만 尹 "여가부 소명 다했고, 더 효율적인 조직 구상"
"부총리급 격상" 주장하던 조은희도 "지금의 여가부라면 폐지 마땅" 선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당선인 사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여성가족부는 폐지될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공약이지만 ‘이대녀’(20대 여성) 표 결집으로 신승하는 데 그치자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부터 이대남 지지가 국민의힘에 쏠리면서 윤 당선인은 맞춤 공약들을 냈다. 여가부 폐지와 성인지 예산 30조 원을 떼 대공방어망을 구축한다는 약속이 그것이다. 20~30대는 그간 통상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몰아줘왔기 때문에 국민의힘 입장에선 남성 표만 확실히 얻어도 득이라는 판단에서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전망대로다. 40·50대와 60대 이상은 남녀 투표 비율이 비슷한 반면 2030은 여성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더 많이 찍었다. 20대는 극단적으로 갈렸다. 20대 남성 58.7%가 윤 당선인에 표를 던진 반면 20대 여성 58% 표는 이 후보에 쏠렸다. 그 결과가 윤 당선인이 불과 0.73%포인트 득표율 차로 신승한 것이다. 당장 지방선거가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2030 전략을 재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라는 공약 다시 들여다보자”며 “따지고 보면 이대남이 이대녀 때문에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도, 이대녀가 이대남으로 인해 불평등해진 것도 아니다. 차별, 혐오, 배제로 젠더의 차이를 가를 게 아니라 함께 헤쳐 나갈 길을 제시하는 게 옳은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번 서울 서초갑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하는 조은희 의원은 지난 10일 CBS라디오에서 “여성의 안전이나 저출산 문제나 가족의 문제를 어느 부서에서는 해결해야 한다”며 “부총리급으로 격상해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여가부 위상을 올리자는 제안을 내놨다.

다만 여가부 폐지 공약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주요 공약인 만큼 윤 당선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관철돼야 하고, 실질적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의 정부조직 개편 논의를 통해 정리돼야 할 문제라서다.

윤 당선인은 13일 인수위 인선 기자회견에서 "집합적으로 남녀를 구분해서는 구체적인 범죄와 불공정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여가부는 이제 역사적 소며을 다했고, 더 효과적인 정부조직을 구상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조 의원도 13일 페이스북에서 “여가부 폐지를 반대한다고 말한 적 없다.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여가부가 ‘여당가족부’로 전락해 스스로 존폐위기를 자초했다고 비판한 것이고, 지금의 여가부 그대로라면 폐지되어 마땅하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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