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대선] 심상정 "저조한 성적표, 1세대 진보정치 한계이자 제 책임"

입력 2022-03-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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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제20대 대선 득표율 2.37% 기록
"백의종군…두고두고 갚겠다"
"분열정치 향한 여성 청년 경고 엄중히 새겨야"
후원 문의 빗발쳐…출구조사 이후 12억 모여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0일 국회 본청에서 선대본 해단식에 참석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출처=정의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0일 "오늘의 이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정치의 한계이자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와 함께 "그간 공언하신 협치와 통합의 길을 책임있게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尹 당선 축하, 석패한 李에겐 위로"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대본 해단식에서 "패자는 승복하고 승자는 통합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덕목"이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께 축하드린다. 석패하신 이재명 후보님께도 위로의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후보는 20대 대선에서 2.37%(80만3358표)를 득표해 3위를 기록했다.

심 후보는 "많은 분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성원해주셨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번 대선에 정치교체의 희망의 씨앗을 지켜내는 심정으로 임했다. 지지율과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해 소신과 책임을 갖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 성과에 대해선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과제를 앞장서서 제기했고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의 방향을 이끌어냈고 또 차별과 혐오에 맞서 성평등의 가치를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으로 세워냈다"고 평가했다. 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새삼 확인하는 선거"라고 했다.

심 후보는 "심판과 견제의 미를 동시에 강력히 보여줬다"면서 "석과불식(과일을 따 먹지 않고 다시 종자로 쓰는 것)의 마음으로 심상정을 남겨줬다. 무차별한 여혐(여자 혐오) 분열정치에 대한 이삼십대 여성의 엄중한 경고도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꼭 심상정을 찍고 싶었으나 박빙 선거에 눈물을 삼키며 '번호'를 바꾼 수많은 시민이 계시다"며 "이어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의 많은 유능한 후보들에게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방정부부터 다당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 실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1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선대본 해단식에서 심상정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출처=정의당)

◇"백의종군, 두고두고 갚겠다"
심 후보는 당 세대교체를 위해 차기 대권 도전이나 당 지도부에서 물러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심 후보가 정의당 지지기반을 다시 결집시키기 위해 올해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못다한 저의 책임은 앞으로 '백의종군' 하면서 두고두고 갚아 나가겠다"며 "이제 다음 세대 리더십은 더 소신 있게 당당하게 제3의 대안 세력으로 발돋움해 나가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해단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백의종군'의 의미를 묻는 말에 "(진보정치) 1세대의 소임은 여기까지로 다음 세대가 좀더 힘차게 열어갈 수 있도록 본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뒤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뜻"이라며 "지도부로 나서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가 책임있게 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감정이 복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여영국 대표가 심 후보에게 노란 후리지아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심 후보는 선대본 관계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장혜영 의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배복주 부대표 등은 눈물을 보이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저조한 지지율에도 심 후보 측으로부터 후원을 문의하는 연락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출구조사 발표부터 이날 오전까지 12억 원 가량의 후원금이 모였다고 정의당은 집계했다. 공식 선거기간 동안 정의당 전체에 모인 누적 후원금 18억 원 중 65% 가량이 하룻새 모인 것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후원이 급증한 배경을 묻는 말에 "특히 2030 여성 유권자의 경우, 윤석열 후보나 이준석 대표를 보면서 성평등 사회 퇴행에 대한 공포, 두려움으로 (다른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며 "다신 이런 고통스러운 투표를 하지 않게 다당제 연합 정치 다원 민주주의로 나갈수 있게 정치개혁을 해달라는 강력한 열망이 담긴 소중한 마음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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