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우리는 한 팀” “대통령 선물이에요”…대선 후보 ‘넥타이 정치학’

입력 2022-03-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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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

2일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다름 아닌 넥타이였다. 이날 TV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붉은색 계열 넥타이를 맨 채 참석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결렬된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선 자리에서 같은 색 넥타이를 맨 두 후보는 다음 날 아침 후보 단일화 공동 선언을 했다. 이에 두 후보의 같은 색 넥타이가 단일화를 암시하는 것이었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넥타이도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 후보가 착용한 넥타이는 지난해 10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차담을 한 뒤 받은 선물이다.

당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통령 표장인 봉황 문양이 그러진 상자에 든 넥타이와 스카프 사진을 올렸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늘 문 대통령님을 뵈었다. 좋은 말씀과 더불어 선물까지 챙겨주셨다"며 "뜻밖의 선물에 대통령님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느낀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감사하다"고 적었다.

이후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당시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문재인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온전히 저의 몫"이라며 문 대통령, 민주당 정부와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이 넥타이를 방송 TV토론에 착용한 것은 처음이다. 최근 반목하고 있는 강성 친문 지지층을 포석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뉴시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무채색 정장을 주로 입는 남성 정치인들에게 넥타이는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아이템이다. 이에 많은 정치인이 넥타이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문 대통령도 넥타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강조해왔다. 취임 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같이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만나 한미동맹 관계를 강조했고, 정권 초반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의당 협조를 구하기 위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는 국민의당 상징색인 녹색 넥타이를 매기도 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6월 15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영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맨 넥타이는 지난 2000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당시 착용한 넥타이.

또한, 2020년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당시 착용했던 넥타이를 맸다. 2019년 4월 16일 국외 순방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추모하는 듯 노란 넥타이를 맸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교차한 넥타이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외에도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해 자치구 릴레이 현장대화 캠페인을 진행하며 5개 자치구마다 다른 색 넥타이를 매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당 대표 시절 협치를 강조하며 4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 메시지를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대선 경선 결과 승복 이후 캠프 해단식에서는 새천년민주당의 상징색인 청록색 넥타이를 매 ‘초심’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만찬이 열린 부산 힐튼호텔에서 대화하고 있다.

정치적 해석을 피하려는 시도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때 무채색이나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공식 석상에 등장해왔다. 이는 파란색이나 붉은색 등 특정 정당이나 정치성향을 연상케 하는 색을 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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