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 '기술탈취' 관련 과징금 소송 일부 승소

입력 2022-03-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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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납부 명령 중 1억 8100만 원 초과 부분 취소해야"
구 하도급법 적용 "손해 끼치려는 목적 입증 안 돼 유용행위라 보기 어려워"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가 기술탈취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당시 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현대건설기계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 명령 및 과징금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에 따라 공정위는 2019년 6월 현대건설기계에 대해 내린 과징금납부 명령 중 1억 81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해야 한다.

앞서 공정위는 현대건설기계에 4억 3100만 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했다. 공정위는 2017년 11월 현대건설기계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작도면을 요구해 다른 회사에 전달함으로써 납품업체를 이원화하고, 지게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기 시제품 제작을 위한 입찰 과정에서 참여 업체들에게 도면을 첨부한 문서를 송부해 기술을 유용했다고 봤다.

현대건설기계는 "제작도면에 수급사업자가 기술적으로 기여하지 않아 기술자료로 볼 수 없고, 입찰 과정에서 도면이 송부된 것은 직원의 단순 실수일 뿐"이라며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제작도면은 기술도면이고, 현대건설기계도 비밀로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자료임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입찰 과정에서 도면이 제공된 것은 직원 실수임이 인정되고,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유용행위'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의 처분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개정 하도급법에 따르면 기술 유용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단순한 기술 '유출' 자체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구 하도급법상 유용행위에 해당하려면 수급사업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이 있음이 인정돼야 한다. 현대건설기계의 행위는 하도급법 개정 이전의 일로 구 하도급법 적용을 받은 것이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로 토목공사, 유사용 기계장비 제조, 건설, 광업용 기계, 장비 도매 등을 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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