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저가부터 70만원 프리미엄까지 와인 소믈리에 MD가 엄선…곳곳에 와인 정보 적어놔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가 생겨나면서 와인 소비가 늘다 보니 예전엔 편의점에서 저가 와인이 주로 팔렸는데 요즘에는 중저가, 고가 와인을 찾는 소비자도 많아졌습니다.”
2일 찾은 서울 강남구의 세븐일레븐 KT강남점. 이곳 2층에는 와인 전문 컨셉숍 ‘와인스튜디오’가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2월 말 다목적 휴게 공간이었던 2층을 리뉴얼해 와인 전문 스튜디오로 오픈한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홈술’과 ‘혼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와인 등 고급 주류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와인스튜디오를 낸 것도 새로운 음주 문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지난해 세븐일레븐 와인 매출은 전년보다 204.4% 늘었다. 와인 덕을 톡톡히 본 세븐일레븐은 유동인구가 많고 회사와 비즈니스호텔이 밀집해 있는 강남구에 와인스튜디오를 냈다. 특히 퇴근 후 편리하게 와인을 사가는 젊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겨냥했다.
와인스튜디오에는 편의점 특성상 와인 고르는 걸 돕는 직원이 따로 없는 대신 곳곳에 와인 관련 정보가 씌어 있다. 와인 맛을 구분하는 방법부터 와인 바디 구분법 등을 자세히 적어뒀다. 각각의 와인에는 당도, 바디, 산도 등을 그래프로 표현해 맛을 설명했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와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대 또한 폭넓게 구성됐다. 5000원대 저가 와인부터 70만 원대 고가 와인까지 갖춰져 있다. 와인뿐 아니라 위스키, 보드카, 전통주 등도 있고, 와인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치즈, 살라미 등의 식품도 있다.
와인스튜디오의 올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260% 증가했다. 와인스튜디오 오픈 전 일반 편의점이었을 당시와 비교해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세븐일레븐은 와인스튜디오의 판매 추이에 따라 점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 점포를 선정해 전체 면적의 30~50%를 와인스튜디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약 200여 개 카페형 편의점 중 상권이 형성된 곳을 주요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고상봉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장은 “와인이 일상 주류문화로 정착하면서 올해도 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와인스튜디오는 편의점이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중심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상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