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다치면 치료비 준다?…“부주의 사고는 보상 불가”

입력 2022-03-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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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투데이)

2017년 9월 20일 A 씨는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과 통화를 나누며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승강장에 도착했다. 열차는 문이 열린 상태로 정차 중이었다. A 씨는 잠시 머뭇거리다 뒤늦게 열차를 타려 했으나 결국 타지 못하고 닫히던 문과 부딪혀 뒤로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A 씨는 승무원이 자신이 탑승하는 것을 보면서도 무리하게 문을 닫아 다쳤다며 공사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교통공사가 CCTV를 확인한 결과 지하철 문이 닫히기 시작한 다음 통화 때문에 앞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탑승하려던 것이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사상·사고처리규정 내 기준에 따라 사고 책임이 공사에 있는지 우선 판단한 후 책임이 공사에 있을 경우에만 사고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이용시 승객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역사 내 질서를 지켜야한다"고 당부했다.

규정이 있지만 최근 지하철에서 다치면 책임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치료비를 지급한다는 소문을 듣고 무리한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사 측은 전했다.

특히 승객의 명확한 부주의 사항이 확인됐음에도 각종 상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담당자에게 모욕, 폭언을 가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공사에서 배상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본인 과실이 명백한 사고에 대해 민법 등을 근거로 보상이 어렵다고 답하면, ‘당신이 판사냐’ ‘세금 받고 그렇게 일을 하느냐’ 같은 식의 모욕적 표현이 제일 대하기 난감하다”며 “일부 승객은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며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심각한 경우에는 민원 및 담당 직원에 대한 항의를 넘어 공사에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승객 부주의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명확했던 사건들이많았다. 실제로 최근 10년간(2012~2022) 실제 소송이 진행돼 법원이 결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공사 승소율이 94.4%(18건 중 17건)에 달했다.

안전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공사는 노후시설 개량뿐 아니라 안내음성 송출, 지하철 안전수칙 준수 홍보 등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더해 사고로 인한 이용 승객의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공사는 영업배상책임보험에 매년 가입하고 있다.

서길호 서울교통공사 영업지원처장은 “공사 책임으로 발생한 지하철 사고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사후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고객 부주의 사고는 보상 불가라는 원칙은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내 꼭 지켜야 할 10대 안전 수칙
① 스크린 도어를 억지로 열거나 기대지 않기
② 에스컬레이터에서는 두 줄로 서서 손잡이를 꼭 잡고 타기
③ 평소 열차 내 안전장치의 위치 기억하기
④ 타고 내릴 때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발이 빠지지 않도록 조심
⑤ 아무리 급해도 천천히 내리고, 내린 후에 승차하기
⑥ 스크린 도어와 출입문에 소지품이 끼이지 않도록 조심하기
⑦ 열차 내 비상장치는 긴급상황에만 사용하기
⑧ 전동차 문이 닫힐 땐 끼어 타지 말고 다음 열차 기다리기
⑨ 지하철 계단이나 통행로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우측보행하기
⑩ 화재발생시엔 119나 고객센터에 꼭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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