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시장 장악한 '경동·귀뚜라미'…대러 수출 압박에 ‘좌불안석’

입력 2022-02-28 15:58수정 2022-02-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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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출 제재 품목 결정 3월 초 결정…경동나비엔 “재고 쌓는 중”, 귀뚜라미 “예의주시 중”

▲경동나비엔이 지난 15일 러시아 및 CIS 최대 규모 냉난방설비 전시회인 '아쿠아썸 모스크바 2022' 참가했다. (사진제공=경동나비엔)

국내 보일러 업체들이 미국과 우방국들의 대(對)러시아 수출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 보일러 시장의 1위를 차지하는 경동나비엔과 진출 사업을 확대하려는 귀뚜라미 보일러는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28일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보일러 시장은 국내 보일러 업계가 높은 점유율로 장악하고 있다. 해마다 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러시아 시장에서 벽걸이형 가스보일러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현지 맞춤형 보일러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공략에 나섰다.

경동나비엔의 러시아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8%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북미 다음으로 높은 비중이다. 귀뚜라미는 해외 진출 대신 사업 부문 다각화를 선택했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 현지 맞춤형 보일러를 선보이는 등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양사는 러시아 현지에서 열리고 있는 ‘아쿠아썸 모스크바 2022’에 나란히 참가하기도 했다. ‘아쿠아썸 모스크바’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동유럽지역 최대 규모의 가정용·산업용 냉난방공조 설비 전문 전시회다. 해당지역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꼽힌다.

▲귀뚜라미가 지난 15일 러시아 및 CIS 최대 규모 냉난방설비 전시회인 '아쿠아썸 모스크바 2022'에 참가했다. (사진제공=귀뚜라미)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고조되면서 두 보일러 기업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본격화되고, 우리나라 정부도 내달 초부터 수출 통제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과 수출통제 참여 품목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당 수출 제재 품목에 보일러가 포함된다면 업계는 매출 감소 등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2020년 경동나비엔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부문 비중은 60%이다. 귀뚜라미의 러시아 수출 비중은 중국과 미국 등과 균등하게 차지하고 있다.

수출 문제 외에도 대금 정산도 문제로 꼽힌다. 미국, 캐나다 및 주요 유럽 국가들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 망에서 러시아 은행들을 배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도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금 정산 문제도 커질 수 있다.

KOTRA와 한국무역협회는 대책반을 구성하고 기업 동향과 업계 애로, 피해 사례 등을 수집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는 정부의 수출 제재 품목이 결정되기 전이기 때문에 국내 보일러 업계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급변하게 변하기 때문에 러시아 법인이 계획한 판매를 지키기 위해서 선행 생산을 미리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제재 품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재고를 여유 있게 쌓아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에 있는 물량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며 “관련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살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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