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2030년까지 공급과잉 우려 수준 매년 56만 호 공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최근의 다양한 지표는 주택시장이 이제 변곡점을 지나 추세적 하향안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부동산 매매시장은 올해 들어 서울은 4주, 수도권은 3주, 강남 4구는 2주 연속 하락하는 등 하향안정세가 뚜렷하고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매매가 하락 지자체 수가 작년 말 30개에서 2월 둘째 주 94개까지 확대되고, 어제 발표된 2월 한은 주택가격전망 CSI도 97로 1년 9개월 만에 100을 하회했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가격하락 기대가 보편적 인식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강남 4구 매매시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실거래가가 8개월 만에 하락한 데 이어 올해 2월 첫째 주부터는 시장 재고 주택 가격도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월 1~20일 강남 4구에서 실거래 계약을 보면 16개 단지에서 전 고가 대비 하락 사례가 포착되는 가운데, 초소형을 제외한 아파트 평균 하락 금액은 3억4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 시장도 서울 전세수급지수가 2012년 부동산원 집계 이후 최장인 14주 연속 하락했다"며 "수급개선·매물누적을 바탕으로 2월 둘째 주 강남 4구·서울이 전주보다 0.03~0.04% 하락하며 매매시장보다도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이러한 주택가격 조정이 지속·확대되도록 주택공급 대책 집행속도·체감도 제고, 투기근절, 부동산시장 유동성 관리 등 시장안정을 견인했던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견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주택분양 점검 및 관리 방향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우회 대출에 대한 관리현황 및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올해 분양은 평년 대비 30% 이상, 지난해와 비교하더라도 20% 이상 많은 46만 호가 예정돼 있다"며 "특히 2월의 경우 비수기임에도 정책 노력·민간 호응 등으로 역대 2월 최고 수준의 2만9000호 분양 및 사전청약 7000호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에 선행하는 인허가 실적이 작년 55만 호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하고, 분양가상한제 산정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 합리화로 민간업계의 분양유인도 강화되는 등 분양여건이 지속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인허가·분양 확대는 2~3년 내 입주물량에 반영돼 2030년까지 공급과잉 우려 수준의 매년 56만 호 주택공급 및 추가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정부도 선호입지 중심으로 분양속도 제고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등 대부업자를 끼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 규제를 피해 돈을 빌리는 것을 막는 행정지도도 1년 연장하기로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저축은행·여전사가 대부업자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경우 LTV 규제를 우회하는 효과가 있어 정부는 저축은행 등이 대부업자에게 관련 대출을 취급할 때도 LTV 규제를 적용하도록 행정지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점검 결과 지난해 1~8월 저축은행 등의 대부업자 대출 신규 취급액은 3000억 원으로 2020년 행정지도 시행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감소했다"며 "우회 대출 관행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이행 과정에서 제2금융권을 경유한 규제 우회 대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행정지도를 내년 3월 1일까지 1년간 추가 연장하겠다"며 "금융감독원을 통해 주담대 규제를 회피하려는 다양한 형태의 대출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