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바다, 철길 그리고 해맞이 ‘정동진역’

입력 2022-02-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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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승강장에 놓인 벤치에 앉아 열차시간을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 정동진역이 위치한 정동진은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동쪽에 있는 나루터 마을’이란 뜻의 이름으로, 신라시대부터 임금이 사해 용왕에게 제사를 지낼 만큼 그 자연풍광과 일출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러한 정동진의 역사답게 정동진역은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역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데, 특히 역에서 바로 내려 바다와 철길, 그리고 해돋이를 함께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정동진역은 1962년 정동진에서 채굴된 석탄을 운반하기 위한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다. 수려한 자연풍광과 푸른 바다는 지금과 다르지 않겠지만 역 플랫폼 곳곳엔 묵은 석탄 먼지가 까맣게 내려앉은 곳이었다. 1991년, 석탄합리화정책과 무연탄 소비감소로 인근 광업소들과 함께 존폐 위기를 맞이하지만 당시 최고 인기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한 해 수백만 명이 다녀가는 해돋이 명소가 되었다.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한때 여객업무가 마비되고 시설 확충 공사에 들어갈 정도였다.

철도관광열차는 1985년 신혼열차 등을 운영하며 인기 있는 여행의 한 형태였지만,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로 점차 쇠락하게 되었다. 그러다 1997년 시범 운행된 정동진 해돋이 열차가 큰 인기를 끌면서 철도를 통한 관광사업이 새롭게 활기를 띠게 되었다. 이 열차를 시작으로 1998년에는 정동진과 삼척 환선굴을 연계한 상품이 등장하기도 하였으며 1997년 4월에는 청량리에서부터 밤을 새워 달려온 정동진역 팬들을 위하여 전국 최초로 모닝콘서트가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후 2012년 시작된 ‘정동진 바다열차 레일바이크 관광열차’는 정동진역에서 일출과 함께 출발, 바다열차의 절경과 아우라지역 레일바이크를 포함하는 패키지 관광열차상품으로 연인, 친구들이 함께 떠나는 인기 상품이 되었다.

정동진역 인근의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해맞이를 맞아 모래시계 회전식이 진행된다. 1999년 강릉시와 삼성전자가 새로운 천년과 드라마 모래시계를 기념하는 의미로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모래 무게 8톤, 총무게 40톤)로, 시계 속의 모래가 모두 떨어지는 데 꼭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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