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윤석열 충돌에…친문 “노무현 겪고도” vs 국민의힘 “부당한 대선개입”

입력 2022-02-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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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의원들 "尹, 노무현 정신 말하며 흘린 눈물 악어의 눈물인가"
임종석 "노무현 그렇게 보내고 가슴 쥐어뜯는 대가 치렀다"
반면 이준석 "靑, 선거 개입 소리 안 들으려면 정치 개입 중지해야"
선대위 "민주당 정치보복 프레임에 대통령이 가세하나"
尹 "성역 없는 사정, 문 대통령과 같은 생각…내 사전에 정치보복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집권 시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사과 요구에 나서며 충돌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공언했다며 비판하고,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부당하게 대선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참전’에 즉각 지원사격에 나선 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들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정치보복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윤건영·윤영찬·고민정·김의겸·최강욱·한병도·정태호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자 등 20명의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공화국과 정치보복을 공약한 윤 후보에 맞서 대선 승리로 대한민국과 문 대통령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정치보복이 불러온 가슴 아픈 순간을 아직 생생히 기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의 아픔은 국민들에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라며 “불과 며칠 전 제주에서 ‘노무현 정신’을 말하던 그 입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을 공언했다. 제주에서 흘린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던 것이다.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도 나섰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후보도 이 같은 망언을 한 적이 없다. 오직 윤 후보만이 정치보복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며 “검사만 해온 윤 후보와 그가 ‘독립운동가’라 칭한 한동훈 검사는 검찰주의자들이고,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신기가 더해지면 우리는 만나보지 못한 괴물정권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을 그렇게 보내고 통한의 아픔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발전했지만 가슴을 쥐어뜯는 대가를 치렀다. 비리로 점철된 이명박 정부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도 발전했으나 국민들은 생업을 접어두고 거리로 나서는 비용을 지불했다”며 “대한민국은 대선 결과를 넘어 또 전진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짚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를 ‘대선 개입’이라 규정하며 반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윤 후보의) 일반적인 발언을 발끈하며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오히려 의아하다”며 “청와대는 선거 개입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개입을 대선까지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양수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윤 후보 발언 취지를 곡해해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려 들더니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세하나”라며 “문 대통령이 윤 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건 부당한 선거 개입이다.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후보는 평소 소신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과 원칙 그리고 시스템에 따른 엄정한 수사를 강조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재경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문 대통령과 나는 똑같은 생각”이라며 “이걸 확실히 하기 위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떤 사정과 수사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말씀을 지난 여름부터 드렸다”고 짚었다. 이어 “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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