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요구한 文대통령에…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

입력 2022-02-10 16:24수정 2022-02-1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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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과 같은 생각으로 한 발언"…'사과 못해' 우회적 표현
"윤석열 사전에 정치보복은 없어"
"당선되면 어떤 사정과 수사에도 관여 않겠다"
김종인 만날 계획 여부엔 "아직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신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투데이D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본인의 '현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두고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오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리는 재경전북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께서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없는 사정을 강조해왔듯 저 역시 권력형 비리와 부패에 대해선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서 처리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려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저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며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대통령이 되면 어떠한 사정과 수사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민정수석실 폐지를 언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제가 아까 다 말씀을 드렸지 않느냐. 문 대통령의 생각과 제 생각이 같단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사과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건가’라는 질문에 “할 거다”고 답하며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 거기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재인 정부 초기와 같이 전(前) 정권 적폐수사 여부'에 대해선 “현 정부 초기 때 수사한 건 헌법 원칙에 따라서 한 거고, 다음 정부가 자기들 비리와 불법에 대해 수사하면 그건 보복인가. 다 시스템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인터뷰 내용을 두고 청와대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언론 보도 보면 윤석열 후보님 말씀이 보도가 됐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매우 부적절하고 매우 불쾌하다 입장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무리 선거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있는 것이라는 말씀 덧붙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가)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현 정부를 근거없이 적폐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후보는 전날 부인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정황이 드러난 언론 보도에 따라 민주당이 신한은행 외에 다른 계좌도 공개요청 한 것에 대해선 "글쎄, 제가 뭐 굳이 답변할 필요 있겠나 싶다"며 "2년 가량 계속 (대답)해온것이고 국민들께서 다 아실거라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전날 KBS 보도에 따르면, 2013년 경찰 내사보고서에는 이 사건에 김씨가 연루됐다고 나와 있다.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죄가 진행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DS증권·대신증권·미래에셋 등의 증권 계좌를 통해 최소 40차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했다. 이 기간 동안 김 씨의 거래액은 약 50억 원(146만 주)로 전체 거래액 646억 원의 7.7% 수준이다. 그동안 윤 후보는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날 같은 시각 자신의 저서 출판 기념회를 진행 중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 지금 오늘, 여기 행사가 있고 다음 행사 있지 않느냐. 이미 선약이 된 행사였기 때문에 제가 참석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만날 계획에 대해선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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