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가진단키트 무상 지원 검토 ”늦어도 너무 늦다”

입력 2022-02-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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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코로나19 검사·진료체계가 전면 전환된 3일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해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검사를 원하는 60세 미만 연령층에 자가검사키트를 선별해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른 확진자 폭등이 예견됐던 만큼 2년 전 마스크 대란처럼 뒤늦은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최근 정부가 전 국민에게 자가진단키트를 공급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건복지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부대 의견으로 포함해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부에 전국민 자가진단키트 공급방안을 검토해달라고요청함에 따라 정부와 관계부처가 검토하겠다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추경안이 확정되면 정부는 보급 수량과 방식 등을 검토해 국민에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시중에서 자가검사키트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과 관련해 이날 인터뷰를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반장은 “60세 이상은 종전처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에 60세 이상은 검사에 문제가 없는데, 그 이하 연령대는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보건소나 동네병원을 찾아가야해 자가검사키트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내외에서는 정부 대책이 늦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가진단키트 수요 예측 실패로 국내 판매 허가를 받은 업체가 적다 보니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그런 와중에 무상 지원을 위해 정부가 진단키트를 대량으로 사들일 경우 더 큰 공급 부족을 야기해 시장 가격에 혼선을 주고, 정작 진단키트가 필요한 이들이 구입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아 시중에서 판매중인 제품은 5가지 뿐이다. 래피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의 진단키트가 먼저 허가됐고, 이달 들어서야 수젠텍과 젠바디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일찍 찾아온 미국의 경우 확진자 폭풍으로 이미 12월 말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 무상 공급 방안을 내놨고, 1월에는 검사키트 5억 개를 추가로 확보해 순차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진단키트 대란이 한창이다. 약국의 경우 입고되면 곧바로 품절되고 언제 재입고될지도 확답을 할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다수의 쇼핑몰에서도 주문 폭주로 자가검사키트 배송이 지연되는가 하면 한 달 전보다 가격을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올려 파는 경우도 있다. 주문 후 최소 2~3일이 지나야 배송이 시작된다고 안내 중이며, 개별 케이스가 없는 번들이 공급되기도 한다.

정부는 최근 들어 자가검사키트 무상 공급을 위해 제조사의 생산 물량을 사들이고 있다. 한 진단키트 제조사 관계자는 “생산 물량을 정부의 공적 진단키트 수요에 맞추다 보니 시중 약국이나 온라인몰 공급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근 시중에서 판매하는 진단키트 가격이 치솟고, 품귀 현상이 나타난 배경에도 국민들의 수요 급증과 함께 정부의 대량 구입도 작용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진단키트 제조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속항원검사 제품을 다수 허가해놓고 대비했어야 했는데, PCR 검사만 고집하면서 진단키트 허가가 너무 늦어졌다”라면서 “현재 국내 판매가 허가된 5곳 외에도 수출이 가능한 업체가 많은 만큼 여러 업체 제품이 추가로 허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확산될 때 확진자 폭증은 충분히 예측됐던 바라 최소한 한달 전에 신속항원검사 수급 관련 플랜을 마련했어야 했다”면서 “팍스로비드 같은 먹는 코로나치료제도 연령을 낮춰 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팍스로비드 투약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지난달 60세 이상으로 조정했고, 7일부터는 50대 기저질환자까지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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