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부모님께 안부를 전하자

입력 2022-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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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종식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 지루한 일상이 언제 끝이 날지 오리무중이라 사람들의 답답함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어느덧 2년, 그동안 우리 일상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화상회의, 혼밥, 혼술 등 새로운 삶의 모습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마스크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고 QR코드와 체온측정은 필수인 데다 이제는 예방접종 기록이 없으면 식당, 카페 등을 이용할 수가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이러한 생활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문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너무 갑작스러운 많은 변화들로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혼란스럽고, 이로 인한 격리 피로가 누적되면서 스트레스 등 내면의 에너지가 분노로 분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남녀노소 너나 할 것 없이 우울감이 높아지고 있다. 나이 드신 부모님들도 그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녀들과 마음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생이별을 하고 살아야 하는 부모들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아야 하는 처지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자녀들이 부모님을 찾는 발걸음도 횟수가 줄어들고 비대면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폐가 될까 봐 온종일 방 안에서 TV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집에만 있다 보니, 사람들과의 만남도 없어 어르신들의 일상은 무료함 그 자체이다. 가는 귀가 먹어 대화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더 치명적이다. 어르신들은 우울함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다. 식욕이 없고 잠도 못 자고 짜증을 내거나 신체적인 이상 증세가 나타나도 그저 노화로 인한 현상, 나이 탓으로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기억력,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에는 치매로 혼동하기도 한다. 자녀들을 자주 만날 수 없어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낄 기회가 제한되다 보니, 더더욱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심리적인 힘이 없어 우울감이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우울증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연로하신 부모님이 있다면 더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정서적인 유대감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고 한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은 시기적으로 어르신들이 느낄 허전함, 공허함이 더 크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뭐니 뭐니 해도 가족이다. 우리 부모님에게 자주 안부를 전하자.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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