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기업의 콘텐츠마케팅 비법은? "회사명을 숨겨라"

입력 2022-02-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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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은 레이블 차리고 LG생활건강은 잡지 출판ㆍ써브웨이는 웹예능 제작도

▲칠 레이블 유튜브 콘텐츠. (칠 레이블 유튜브)

“딩고 뮤직(디지털 음악콘텐츠 회사)인 줄 알았는데….”

롯데칠성 등 오래된 브랜드 헤리티지를 갖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의 콘텐츠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힙’한 뮤지션들을 섭외해 음원을 공개하거나 팝업 프로젝트 일환으로 매거진을 내기도 한다.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키고자 회사명을 철저히 숨기는 대신 자사 제품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이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 비법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재 기업들이 콘텐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롯데칠성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칠 레이블’(Chill Lable) 계정을 신설했다. 지난해 8월 첫 게시물을 올린 지 약 반년 만에 팔로워 수는 이미 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칠 레이블의 ‘칠’은 롯데칠성의 ‘칠’과 여유롭고 느긋한 음악 또는 분위기를 뜻하는 Chill vibe의 ‘칠’을 뜻한다. 미노이, 아도이 등 밀레니얼 세대에서 인기있는 인디 뮤지션들을 섭외해 음원을 공개하기 전 제목을 공모해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사명인 ‘롯데칠성’은 철저히 숨기는 대신 델몬트, 클라우드 등 자사 제품을 음원콘텐츠에 노출시킨다.

팝업 프로젝트로 나온 LG생활건강의 ‘SHGG’(쉬그) 매거진도 있다. 어딘지 이국적으로 들리는 ‘쉬그’의 SHGG는 ‘생활건강’의 영문 앞글자로 만들어졌다. 티 오마카세로 유명세를 탄 ‘알디프’, 독서와 음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책바’ 등 밀레니얼 세대가 즐겨찾는 유명한 찻집, 술집 등을 찾아 인터뷰하고 LG생활건강의 해태음료, 한국코카콜라 등 제품을 활용한 칵테일, 티 레시피를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물론 사명은 공개되지 않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내 구성원 개인이 일회성으로 진행한 팝업 프로젝트”라면서 “따로 출판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써브웨이 웹 예능 (써브웨이)

장장 8회분에 걸친 웹 예능 제작에 뛰어드는 외식 브랜드도 등장했다. '써브웨이'는 써브웨이와 청춘남녀 8인방의 연애 동거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신규 웹예능 ‘러브웨이(부제: 운동남녀)’를 제작했다. 유명 헬스 유튜버 ‘핏블리 FITVELY’에서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써브웨이 샌드위치는 다이어터 식품으로 ‘운동에 진심’인 출연자들을 위한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 메뉴이자 출연자들이 서로에게 호감도를 표시하는 아이템으로 활용된다. 이외에도 써브웨이 매장의 샌드위치 제작 테이블을 그대로 옮겨 놓은 ‘써브웨이존’에서 출연자 각자가 취향대로 써브웨이 샌드위치를 만든 뒤, 이를 호감도를 표현한다.

기업 CEO를 앞세운 맥주 기업 '카브루' 역시 맥주 예능 제작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선보인 첫 편에 이어 최근 2화를 공개했다. 첫 편이 연구개발부서 브루어(양조사)들을 비롯해 카브루의 박정진 대표가 직접 참여해 상상도 못한 재료와 방법으로 맥주를 만드는 15시간의 고군분투 현장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생존 캠핑을 콘셉트로 박 대표와 R&D파트 소속 브루어들이 미지의 주최자가 전달하는 급작스러운 미션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홈브루잉 장비로 캠핑에 어울리는 ‘삼겹살 맥주’를 만들어 내는 여정을 그렸다.

▲불닭 유튜브 광고.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최근 신규 계열사 '아이엠애니'를 설립하고 이커머스 확대는 물론 불닭 캐릭터 '호치'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캐릭터 굿즈, 콘텐츠 등 지식재산권 사업이 핵심으로, 실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브랜드로 한단계 더 발돋움할 수단으로 대표 캐릭터 '호치'를 앞세워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호치 캐릭터를 활용한 수인물 유튜브 디지털콘텐츠 ‘평범하게 위대하게’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만 50만에 육박하면서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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