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선후보들, 단문 공방전 ‘가보자고’

입력 2022-01-31 10:00수정 2022-01-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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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선후보들의 화법
'한 줄 메시지'로 압축적으로 전달…MZ유권자 공략
깊이 있는 논의는 어렵다는 한계도

▲후보별 단문 메시지 갈무리. (각 후보별 SNS 페이지)

여야 대선후보들의 SNS 공방전이 뜨겁다. 대변인들의 논평이 아닌 후보가 직접 '한 줄'을 띄우면서 청년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빠르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깊이 있는 논의가 어렵다는 한계점도 제기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한 줄 공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30일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6일부터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봉급 월 200만 원 △주식양도세 폐지 등 '한 줄 공약'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지난 27일 '한 줄 공약'에 합류했다. 같은 날 윤 후보가 '주식양도세 폐지'라고 글을 올리자 '부자 감세 반대'로 맞서면서다. 짧고 굵은 메시지가 2030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자 이 후보도 화법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소 그는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 진영 논리에 빠져서 좋은 정책과 인재를 놓치면 안 된다" 등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단문 공방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26일 노동공약 중 하나로 '주4.5일제 도입'을 제시하자 같은 날 저녁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에 '4.5는 거들뿐. 주4일제 가보자고'고 받아쳤다. 특히 MZ세대를 강타한 유행어 '가보자고' 문구가 담기자 심 후보의 글은 SNS에서도 활발하게 공유됐다. 지난 2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노동이사제 시행 전면 보류!'라고 내걸자 심 후보는 '사외이사보다 노동이사!'라고 반박했다.

MZ세대가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꼽히면서 청년층 맞춤형 메시지를 내놓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심 후보는 '한 줄 메시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일정 복귀 기자회견을 하며 벽에 '심상정'이라는 큰 글자 속에 작은 글씨들을 써놨다. ‘말이 길다’, ‘꼰대’, ‘진지 노잼(재미없다)’, ‘운동권 식상하다’ 등 단문이 나열돼 있었다. 쇄신을 약속하면서 화법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정책 방향을 알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10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단문 공약을 두고 "여가부를 폐지하는 공약을 내걸 수는 있는데 왜 그 공약을 내걸었는지 설명해주지 않고 일곱 자 공약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대단히 몰상식한 행동이라고 본다" 비판했다.

한 선대위 관계자도 "후보의 주장을 압축적으로 정리하다 보니 메시지가 더 강렬해지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시지가 나오는 시간도 확실히 줄고 의사결정 구조도 간결해지면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단순 찬반이 아니라 어떻게 운영할지 등 심도 있게 논의해야 옥석이 가려지는데 '한 줄 메시지'가 편 가르기로 되는 것 같아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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