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환율 1550원까지 상승 가능"

산업은행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55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19일 '신흥국 위기의 재확산과 원화가치 급락'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동유럽국가 등 신흥국의 위기가 다시 불거져 원화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러시아와 폴란드, 헝가리, 체코를 중심으로 위기설이 대두되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부각되면서 우리나라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악화되고 있으나 글로벌 위기 추세가 지속돼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연구소는 "동유럽 국가들의 부도 위기로 투자자들이 신흥국을 외면하면서 국내금융기관들의 외자조달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것"이람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의 취약점이 부상하면서 국내은행들에 대한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급등, 외자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17일 현재 우리나라가 4.19%p를 기록, 올해 들어 처음으로 4.0%p를 돌파했으며,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산업은행의 프리미엄도 이날 4.5%p를 나타내며 2영업일만에 0.50%p나 급등했다.

주요 성장엔진인 수출이 급감하고, 국내 생산 및 고용지표 악화 등 거시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5.6%, 전년대비 3.4%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성장률을 보였다. 1월 수출도 전년 동월대비 33.8% 줄어들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따라서 연구소는 최근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국내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일괄 하향 조정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 지속도 원화 가치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국내증시에서 줄곧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이달 중순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며 "안전자산을 좇아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달러를 매수하려는 송금 수요가 가세해 원화 값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는 최근 시중에서 제기되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외환보유고 등으로 대응 가능할 뿐만 아니라 국제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현실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