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지수는 미국증시 약세로 큰 폭 하락 출발하며 장중 한 때 1100포인트도 무너졌다. 그러나 단기 낙폭이 너무 과도했던 것이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에 힘입어 1110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7거래일째 오름세를 보이며 1467원선까지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의 경우 7일 연속 순매도하고 선물은 지난 하루에만 8천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며 수급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 일부 업종이 상승세를 보였고 코스닥 시장이 정부 정책테마와 맞물려 상승반전하며 마감하는 등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도 아직까지 살아 있는 추세다.
이처럼 아직까지 시장이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재차 부각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상향 돌파식의 흐름을 잠시 접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길 권고하고 있다. 박스권 내에서의 저점 매집이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19일 "현재로서는 한국 CDS 프리미엄이 400bp를 넘어서며 오름세를 타고 있으나 작년 10월 고점인 691bp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인데다 외평채 가산금리도 별다른 급등 기미가 없어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유럽과 러시아 등의 CDS 스프레드도 고공행진 중이나 고점 대비 아직은 낮은 수준"이라며 "리보금리도 미국 달러 3개월물은 17일 기준 1.25%로써 매우 낮은 수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금융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등 지수를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는 재료들이 산재해 있어 전일과 같은 급락세는 올해 내내 언제든지 재현 가능하다"며 "이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선에서는 주식비중을 적절하게 낮춰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래에셋 윤자경 연구원은 "지난해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정점에서 주식시장을 무너뜨렸던 요체는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공포심리였다"며 "동유럽 국가들의 디폴트 선언이 있게 된다면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변동성은 감내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전과 같은 극단적 패닉 현상을 미리 가정해 접근할 필요는 없다"며 "각국 정부의 대응 방식에 따라 생각보다 조속히 불안 상황이 차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GM 처리안을 비롯한 금융구제안 후속 세부책인 모기지 대출 완화 방안이 주중 발표될 것
으로 예정되어 있고 동유럽발 금융위기 또한 유럽중앙은행의 조치가 빠르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시장하락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며 지나친 경계감 보다는 박스권 하단(1080선)의 지지에 대한 신뢰를 가진 시장대응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