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임대료·주담대 금리 급등에 주거 불안정 심화

입력 2022-01-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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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1년 전보다 14% 올라…2년 만의 최대폭
연준 금리 인상 시 주거비 연쇄 상승 직면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 입구. 뉴욕/EPA연합뉴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부동산 임대료,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면서 부동산 실거주자의 주머니 사정만 쪼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을 인용해 지난달 미국의 월평균 임대료가 1년 전과 비교해 14%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크게 뛴 수치다. 미국에서는 집을 구할 때 월세 형식의 거주 계약이 흔하다. 물가가 오르면서 월평균 거주 임대료는 2020년 말 1654달러에서 지난해 12월 1877달러(약 225만 원)로 급등하게 됐다.

특히 뉴욕, 마이애미, 잭슨빌을 포함한 동부 해안 도시 임대료는 전년 대비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은 임대료가 40% 이상 올라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임대가 아니라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도 주거비 타격은 비슷하다. 모기지 상환액이 임대료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레드핀은 주택 가격의 5% 계약금을 낸 주택 구입자의 월평균 모기지 상환액이 전년 대비 20%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레드핀의 대릴 페어웨더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과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모기지 상환액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이에 주택을 구입하려던 사람들이 임대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는 임대료를 더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를 망설이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 소비자들도 임대로 방향을 틀었다. 부동산 렌트 정보를 공유하는 앱 렌트카페에 따르면 연간 5만 달러 이상 버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의 자사 앱 이용도가 2017년 전체의 28%에서 2021년 43%로 크게 올랐다.

모기지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모기지 정보 사이트 HSH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3.08%였지만, 지난주 3.54%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모기지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할 경우,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진다. 뱅크레이트의 그렉 맥브라이드 애널리스트는 “고정 모기지 금리가 4% 이하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더 높은 금리 환경이 조성되면 대출 이용자에게 상당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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