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건강(행복) 그래프

입력 2022-0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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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진료실에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점은 사람이 안 아프기가 정말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보면 한두 가지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지요. 몸이 안 아프다고 해도 마음이 아프고, 몸과 마음이 안 아파도 사회적으로, 그러니까 가정이나 직장 아니면 특정 단체 내에서의 인간관계가 아픈 경우도 많아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는 건강이란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까지 완전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처음 이것을 접했을 때는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랫동안 진료를 해오고 60년 넘게 살아보니 진정으로 건강하기가 만만찮고, 혹시 WHO가 건강하다는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잡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제가 그려본 그래프입니다.

X축은 시간, Y축은 건강을, +Y는 건강한 상태, -Y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살면서 그래프를 그려 보면 ABCD 양상의 그래프가 그려질 겁니다. A는 최고로 건강한 상태, B는 약간 건강하지 못한 상태, C는 많이 아픈 경우, D는 특별히 아프지 않은 건강한 경우를 뜻합니다. Y축을 건강 대신 행복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A가 좋지만 그건 대박 즉, 지나친 욕심입니다. C는 절대로 있어선 안 되겠지요? B는 소소하게 아픈 거니까 별로일 테고, 결국은 D가 남는데, D를 다르게 말하면 몸이 안 아파 병원에 갈 일도 없고, 마음도 편하고, 사회적으로도 두루 원만한 상태를 말합니다. 소확행(小確幸)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새해 첫인사로 독자님들께 덕담 대신 드리는 건강(행복) 그래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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