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 "60일선 붕괴됐으나 오히려 하박경직성은 강화될 것"
대북 긴장감 촉발과 환율 급상승, 동유럽 일부 국가 디폴트 위기 등 다양한 악재가 한번에 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환율도 1450원대로 올라섰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보다 48.28포인트(-4.11%) 급락한 1127.19를 기록하며 20일선을 넘어 60일선까지 하향 이탈하고 말았다.
이날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악재들이 줄을 이어 터져나왔다. 북한의 도발 움직임과 환율의 급등, 아일랜드 등 동유럽 국가의 디폴트 위기, 미국 GM의 노조와의 대립 등의 악재가 쏟아지며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수급측면에서도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프로그램 매물이 찬물을 끼얹었으며 외국인 역시 매도강도를 높이며 수급상황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만이 4801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가각 1777억원, 3341억원 순매도했다. 투신 역시 2619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 역시 대내외적인 악재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9.70포인트(-4.89%) 떨어진 383.17로 장을 마감하며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96억원, 15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이 267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북한 미사일 발사 임박 소식과 국내 증시 급락에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45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28원 급등한 1455.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대내외적인 악재가 쏟아지며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수급측면에서도 기관을 중심으로 한 물량이 나오면서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곽 연구위원은 "동유럽국가의 금융 위기와 GM자구안에 대한 노사 문제, 환율과 대북문제 등이 겹치면서 그동안 상승분에 대한 지수를 상당부분 반납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면서 1200선 돌파가 좌절됐다"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강한 상승세를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급락이 추세적인 하락은 아니다"며 "박스권 하단의 지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되면서 오히려 하방경직성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은 "미국의 구제금융안 모호성, 경기부양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환율 리스크가 부각되며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 도발 우려와 맞물리면서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환율의 과도한 오버슈팅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주 후반에 발표될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호전되며 매수세를 자극한다면 반
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이에 따라 박스권 흐름의 연장으로 보고 박스권 하단 근접시 트레이딩 관점에서 긍정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