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권 기대하는 LCC, 장거리 취항 검토하지만…"쉽지 않네"

입력 2022-01-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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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운수권 확보해 중장거리 노선 진출 검토하지만…인력 확보 등 현실적 제약 많아

▲티웨이항공이 도입할 예정인 A330-300 (사진제공=티웨이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운수권 반납 시점이 다가오며 항공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LCC(저비용항공사)는 중장거리 노선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 탓에 LCC가 장거리보다 단거리 알짜 노선을 우선 확보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16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조만간 일부 노선 운수권이 재배분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며 일부 슬롯(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과 운수권 재배분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양사의 운항을 축소하는 대신 LCC 등 다른 항공사의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략 2주 내로 양사가 반납할 운수권 목록을 정리해 공정위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가 이를 수용하면 다른 항공사에 양사의 운수권을 가져갈 기회가 주어진다.

일부 LCC는 양사의 운수권을 가져와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대형 항공기 추가 도입도 고심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중대형기 ‘A330-300’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총 3대를 도입할 계획인데, 유럽과 북미를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티웨이항공은 김포국제공항발 국제선, 인도네시아, 몽골 노선 등 중ㆍ단거리 노선의 운수권 획득도 준비할 예정이다. 이들 노선은 현재 보유 중인 B737-800 항공기로도 운항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보잉 787-9(드림라이너) 항공기 (사진제공=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도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중대형기 도입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는 설립 당시부터 보잉 787-9(드림라이너) 중형기를 들여와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드림라이너는 항속거리가 1만5000㎞가 넘는 최신 기종으로 유럽과 미국 동부까지도 취항할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미국 LA 노선 취항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밟고 있다.

이론적으로 LCC의 장거리 노선 취항은 가능하다. 장거리 취항이 가능한 대형기를 사 오거나 빌려 띄우면 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CC의 장거리 노선 취항에 여러 제약이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숙련된 인력 확보가 걸림돌이다. 조종사는 다른 기종에 투입될 때 훈련이 필요하다. 대형기,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려면 더 많은 경험이 요구되는데, 짧은 시간 안에 숙련도를 갖추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사에서도 단거리 노선에 먼저 조종사를 투입하고, 장거리 노선 부기장을 거쳐 기장을 맡긴다”며 “장거리 노선 운항은 경험이 쌓여야 하는 일이라 단기간에 맡기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LCC는 장거리 노선에 대비한 물류와 정비 등 서비스 거점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면 기내식을 비롯해 현지에서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마땅한 네트워크가 없는 것이다. 또한, 고장 등의 상황을 고려해 비행기 여러 대가 한 노선에 투입돼야 하는데, 여러 대의 기재를 확보하는 작업 역시 LCC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CC가 장거리 노선보다 단거리 알짜노선에 먼저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인천발 중국 노선이나 김포발 일본(하네다) 노선이 대표적이다. 이들 노선은 단거리라 현재 보유한 기종으로도 운항할 수 있고 위험 부담도 적다.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된다면 탄탄한 여객 수요도 보장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에는 LCC가 단거리 노선을 먼저 확보하려 할 것”이라며 “이 경우 장거리 노선은 다시 반납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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