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과몰입 ‘깻잎 논쟁’…당신의 생각은?

입력 2022-01-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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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gbn@)


고기에 싸 먹어도, 절여서 먹어도, 그냥 먹어도, 특유의 향으로 맛있는 조화를 이루는 깻잎. 그 맛있는 깻잎이 조화가 아닌 ‘논쟁의 아이콘’이 된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 깻잎 질문을 듣기만 하면 격한 반응을 보이며 두 갈래로 갈라지는 사람들. 이렇게까지 ‘과몰입’할 일이냐는 성토의 장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이 논쟁을 모르던 사람들은 ‘깻잎 꼭지’나 ‘깻잎 앞뒷면’의 문제냐며 더 당황스러운 질문을 건네기도 하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이 ‘깻잎 논쟁’은 노사연-이무송 부부싸움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들 부부와 한 여성 지인이 같이한 식사 자리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평소 매너가 좋은 이무송이 반찬으로 나온 깻잎지를 못 집는 여성 지인을 도와준 사건(?)이죠. 노사연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외간 여성’의 깻잎을 잡아줬다며 불같이 화를 냈고, 이무송은 그저 매너였을 뿐이라며 노사연을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이 일화를 방송에서 소개했고, 같이 출연한 패널들의 반응도 엇갈리며 ‘논쟁’이 가속화됐습니다.

이후 다양한 방송에서도 해당 일화는 ‘남녀 사이 허용 범위’ 주제 안에서 회자됐고, 대한민국 예능인들이 모두 해당 논쟁에 뛰어들어도 답이 나오지 않는 ‘난제’라는 평까지 받았죠.

그 ‘깻잎’은 친구 사이, 회사 동료 사이, 주변 지인들끼리도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은가에 대한 열띤 토론으로 번져갔습니다.

(설사 지인이라 할지라도) ‘외간 이성’이 붙어있는 깻잎지를 잘 못 떼어먹을 때, 자신의 애인(배우자)이 젓가락으로 깻잎지를 눌러줘도 되는지 ‘허용’과 ‘불허’의 갈림길에 선 건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상관없다”라는 사람들은 왜 이것이 ‘논란’까지 가는지조차 의문입니다. 그저 반찬일 뿐이고 깻잎 절임의 특성상 하나하나 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일이 흔하다는 건데요. 자신이 불편하고 어려울 때 앞에 있는 사람이 약 1초 정도 도움을 주는 일이 굳이 비난받아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성이든 아니든, 아이이든 노인이든 그 누구라 할지라도 해줄 수 있는 작은 일이라는 거죠. 또 설사 자신의 애인(배우자)이 지인을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그것은 ‘사소한 찰나’일 뿐 자신은 굳이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말도 안 된다”를 외치는 사람들은 더 격한 반응으로 맞서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이고 너무나 친밀감(?) 넘치는 도구인 젓가락부터 불만이 시작됩니다. 애인(배우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젓가락이 ‘외간 이성’을 도와주는 일에 쓰인다는 거 자체가 불쾌하다는 건데요. 같은 그릇 위에서 두 사람이 섬세하게 움직이는 것이 묘한 기분 나쁨을 동반한다는 겁니다. 거기다 깻잎지를 제대로 떼지 못하는 ‘외간 이성’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이 더 화를 돋우는데요. 옆에 두 눈 시퍼렇게 뜬 자신의 반쪽을 두고 다른 이성의 불편함을 신경 썼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죠. 그리고 ‘굳이’ 그 깻잎지를 ‘내 애인(배우자)’이 도와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견해입니다.

도저히 좁혀질 수 없는 극과 극 반응.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사람들도 “그렇게 넘어가서는 안 되지”라는 서슬 퍼런 반응에 몰입돼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데요. 끝이 없는 그리고 답이 나올 수 없는 ‘묘하고도 어려운’ 논란이 돼 버렸죠.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이것이 여자와 남자의 차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배우나 아이돌 팬들이 스타에게 ‘깻잎 논쟁’ 질문을 건넸을 때 나오는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남자 아이돌이라고 할지라도 해당 질문에 “미친 거 아냐?”라며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죠. 아이돌그룹 세븐틴 멤버 에스쿱스는 질문을 듣자마자 “미쳤어? 미친 건가? 완전 싫어”라고 외쳤는데요. 자신의 애인 깻잎지를 떼어주는 멤버의 손을 때리며 저지할 것이라고 답해 팬들의 무한지지를 받았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깻잎만큼 과몰입되는 MBTI 특성에 따른 ‘다름’이라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MBTI 유형 중 하나인 ‘감정형(F)’과 ‘사고형(T)’에 따라 반응이 나뉜다는 겁니다. 대부분 F 성향은 ‘깻잎 논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고, T 성향은 상관없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죠.

깻잎지를 떼어주고 잡아주는 것도 상대방 즉 ‘내 애인’이 받아들일 생각과 마음에 더 공감해 다음 행동을 취한다는 말인데요. 이조차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역시 F는 세심해”, “F는 정말 피곤하다”라는 결론으로 도달합니다.

사실 이 ‘깻잎 논쟁’을 노사연-이무송 부부가 방송에서 얘기한 건 최근의 일이 아닌데요. 2018년 2월 방송된 SBS ‘동상이몽 시즌2- 너는 내 운명’에서 처음 언급했었죠. 이 당시에도 논란이 되긴 했지만, 최근 다시 이 논쟁이 불붙은 건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코로나19 시국 팬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어려워진 아이돌과 배우들이 화상으로 팬미팅을 열면서 주고받은 질문 중 하나로 팬들이 사용하게 된 거죠. ‘내 최애’의 생생한 반응에 행복해하며 혹은 서운해하며 올린 여러 영상과 후기들이 이어지며 방송에까지 다시 나오고 있는건데요.

이보다는 먼저 “오빠, 왼쪽 눈 감고 오른쪽 볼 찌르기 안 되는 거 알아요?”라는 질문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해당 질문을 받은 스타들은 “이게 왜 안돼?”라고 말하며 애교 가득 볼 찌르기 포즈를 선사했죠. 당연히 되는 이 포즈를 팬들은 보고 싶었던 건데요. 스타들은 나중에서야 애교가 보고 싶었던 팬의 의도를 알아채고 찐한 웃음을 지어줬죠.

결국 답이 없는 이 ‘깻잎 논쟁’. 진짜 그 깻잎이 중요하다기보다 나를, 팬을, 애인을 ‘더 먼저’ 생각해주길 바라는 ‘사소한 바람’을 숨긴 질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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