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사진> 금융위원장이 "멀리 있던 회색코뿔소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는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총량 규제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가계부채 시스템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기조를 밝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022년 국내외 경제ㆍ금융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13일 8명의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고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차주단위 DSR적용 확대 등 시스템에 기반한 가계부채 관리를 기본 틀로 하면서 총량규제는 실물경제,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가계부채 관리 시 서민ㆍ취약계층 자금조달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실수요 등에 대해서는 관련 규제를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축전환 과정에서 연착륙 방안 또한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지난 2년간 개인사업자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많은 사업자들이 가계대출도 함께 받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 온 만큼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되지 않게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고 위원장은 "소상공인ㆍ자영업자분들이 코로나19 위기가 종료될 때까지 필요한 금융지원을 충분히 받으실 수 있도록 하면서도, 취약차주 發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증폭ㆍ전이되지 않도록 다양하고 효과적인 금융지원 방식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질했다.
금융권 리스크 관리 의향도 내비쳤다. 고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노력이 주요국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라며 "균형감을 잃고 낙관적 미래전망에 편향되거나 평년과 다른 상황임에도 표면적인 지표에 의존해 잠재리스크를 과소평가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대응 여력을 차질없이 유지해야 한다"라며 "금융회사별로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아젠다로 '금융안정'을 꼽았다.
그는 "금융안정이라는 일관된 목표 하에서 그 외연을 가계부채와 함께 자영업자와 금융권발 리스크 관리까지 넓혀서 앞으로의 상황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는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을 ‘적시에 탐지’하고 ‘정확히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