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목격자 “그냥 죽는구나 생각했다”…참담했던 현장 상황

입력 2022-01-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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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한 고층아파트 신축 현장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뉴시스)

“그냥 죽는구나 생각했다. 10초에서 15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11일 오후 3시 46분경,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201동의 건물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붕괴된 구조물은 주위의 차량 10여 대를 파손시키고 인근 상가를 덮쳤다. 한 상가의 매장 통유리는 산산조각 났고, 매장 안의 TV 등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10초에서 15초 정도의 짧은 시간 벌어진 일이었다.

이날 외벽이 붕괴된 아파트 바로 옆 상가에서 근무하던 시민 A씨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A씨는 “붕괴된 구조물이 상가를 덮쳤다. 그 10초 동안 매장 안에 있던 직원들, 손님들은 다 밖으로 도망쳤다”며 “삼풍백화점 무너질 때 같은 생각이 났다. 그냥 죽는구나 생각했고 지진 아니면 앞 건물이 무너져서 상가를 덮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추가 붕괴 위험이 있고, 덜 떨어져 있는 철근이나 콘크리트는 매달려있다”라며 사람을 수색하는 등 대처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평소에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지 묻자 A씨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건물(붕괴 아파트) 짓기 시작할 때 마주 보는 저희 상가 앞 입구에서부터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며 “(상가 앞 인도가) 내려앉고 지하주차장 벽에서 물도 쏟아졌다. 안전진단을 해보니 앞 건물에서 지하 4층에서 땅을 파는 과정에 건물이 흔들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반이 많이 내려앉았다. 육안으로 보면 5cm 이상, 10cm 넘게도 (내려앉았다)”라며 “상가에 대책위원회를 설치해서 문제 제기를 했다. 결과는 안 나왔지만 그 사람들(건설사)이 자기 책임이 아닌 것 같다고 나오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직까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건설 현장 붕괴 사고로 당시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6명이 실종된 상태다.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량 10여 대를 덮쳤고 사고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하는 등 추가 피해가 일어나기도 했다.

당국은 12일 안전진단을 마친 뒤 구조 인력 투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안전진단 후 합동 감식을 통해 붕괴 원인, 공사 현장 안전관리 상황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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