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치료제 ‘팍스로비드’ 상륙…부작용 적고 효과 높아

입력 2022-01-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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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항암제·갱년기 치료제 복용 환자 복용 불가

▲인천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5일 인천시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기위해 줄지어 서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국내 도입되면서 팬데믹을 종식시킬 ‘게임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임상 결과 입원과 사망환자의 비율을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되며 코로나 19 유행을 상당부문 억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다. 실험 과정에서 일부 미각이상과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항암제와 갱년기 치료제 등을 복용중인 만성 질환자는 처방이 제한된다.

◇ 14일부터 본격 처방…비용은 정부 전액 부담

1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는 13일 국내에 도착해 사용 승인 등 사전절차가 이미 마무리되면서 다음날인 14일부터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2만1000명 분을 시작으로 1월 중에 총 3만1000명 분이 국내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먹는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방역 당국이 배포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사용자 교육 자료’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유한양행이 보관과 유통을 맡아 생활치료센터(91개소), 담당약국(281개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초기 물량이 많지 않아 생활치료센터에서는 주사치료제를 우선 사용하게 된다. 정부는 팍스로비드를 중증으로 갈 확률이 높은 환자 군에 우선 처방할 방침이다.

팍스로비드는 항바이러스제인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로도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리토나비르 1정 등 3정의 알약으로 구성된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큰 경증과 중등증 코로나19 성인 및 소아 환자에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두 번씩 3개의 알약 복용 중단없이 5일 동안 먹으면 된다.

가격은 5일치 30알에 약 530달러(약 63만 원)이지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정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팍스로비드는 재택치료자가 의사에게 처방을 받으면 약국에서 조제한 뒤 보건소 담당자가 재택치료자들에게 약을 가져다 주는 시스템으로 배급된다.

(출처=보건복지부)

◇ 사망환자 비율 88% 감소...오미크론 효과도 기대

화이자가 팍스로비드로 경증~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입원와 사망환자의 비율을 88% 감소시켰다. 수치로만 보면 10명의 환자에게 투약하면 1명만 입원한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팍스로비드의 임상시험 결과를 볼 때,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유행을 상당히 억제하는 한편,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재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장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현재 정보로는 기전상 오미크론 변이가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효능이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도 지난달 27일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 승인하면서 다양한 변이에 대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에 상관없이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보니 독감때 타미플루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다만 최소 5일 내 투약이 필요한 만큼 PCR에 기대는 것보다 신속항원검사 결과로도 투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먹는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능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연구된 결과는 나오지 않아 단정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은 지난달 31일 팍스로비드를 승인하면서도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을 유보한 바 있다.

◇ 일부 협심증·부정맥 투약자 처방 제한…부작용 크지 않다는 의견도

팍스로비드의 경우 실험 과정에서 일부 미각이상과 설사, 혈압상승, 근육통 등 부작용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미한 증상으로 확인됐다. 다만 간이나 콩팥에 문제가 있는 일부 환자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천 교수는 “부작용은 위약군과 크게 차이가 없다. 현재까지 보고된 심각한 사례는 없다”면서 “다만 간이나 신장이 많이 나쁜 분들은 금기”라고 말했다.

공급 초기 투여 대상 범위는 코로나19 확진자로서 중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지만 산소치료 대상자는 아닌 경증 및 중증도 환자다. 12세 이상으로, 체중은 40㎏ 이상이어야 하며 증상 발생 후 5일 이내인 환자가 대상이다. 3월까지는 재택 치료 및 생활치료센터에 우선 공급된다.

다만, 만성질환 환자는 팍스로비드 처방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약물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했을 때 약물의 독성 수준이 높아져 생명을 위협하거나 팍스로비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현재 식약처가 안내한 병용 금기 약물은 진통제 ‘페티딘’, 항협심증제 ‘하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다돈’, 항통풍제 ‘콜키신’, 항암제 ‘아팔루타이드’ 등 28개다. 병용금기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복용하는 만성질환 환자의 처방이 제한된다.

세부적으로 불안·우울증 및 갱년기 치료제 세인트존스워트를 함유한 동국제약의 훼라민큐정를 비롯해 유유제약의 노이로민정, 동국제약의 마인트롤정, 비보존의 예스미정, 테라젠이텍스의 예스큐정, 진양제약의 지노플러스정, 동성제약의 히페린정, 영풍제약의 시메신-플러스정, 서울제약의 페리시정, 광동제약의 페미센스정, 부광약품의 페미영정, 동구바이오제약의 헤피리온정, 한국파비스제약의 제일세라민큐정 등 21종을 복용 중인 환자는 투약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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