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딸기와 커피의 공통점…이것 때문에 가격 올랐다

입력 2022-01-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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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딸기 모습.

#겨울 제철을 맞은 딸기를 사기 위해 마트로 향한 A씨. 딸기 가격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작년에는 1만 원도 안되는 가격에 딸기 1팩을 샀던 것 같은데 올해는 1만 원을 훌쩍 넘겼다. 프리미엄 딸기는 1만 원은 커녕 2만 원은 줘야 맛이라도 볼 수 있다.

#직장인 B씨는 매일 점심 식사후 커피를 마시는게 습관이다. 나른한 오후를 견디게 해주는 커피 한 잔은 B씨에게 작은 행복이다. 그런데 시나브로 오르기 시작한 커피가격은 어느새 밥값도 위협할 수준이다.

피부로 쉽게 체감하기 힘들었던 기후변화를 체감하게 됐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온과 강수량이 급변하면서 농작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변화하자 우리 일상생활 속 먹거리들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겨울 딸기값, 72.5% 올라…이상기후로 생산량 줄어

최근 겨울에 제철을 맞는 딸기 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6일 기준 딸기 상품 등급 100g 소매가격은 평균 2602원이다. 평년 (1527원)보다 70.5%, 1년 전(1681원) 대비 54.8% 오른 값이다.

올겨울 딸기 가격이 높게 뛴 이유는 이상기후 때문이다. 딸기는 더위와 습기에 취약한데, 지난해 늦장마와 고온현상 등으로 4월 중순부터 육묘장에서 키워지는 딸기 모종이 대거 고사했다. 딸기 주요 산지 중 하나인 담양농협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설 딸기 재배 면적의 40% 이상이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로 인해 탄저병과 위황병, 흰가루병, 온실가루이 등 병충해도 많이 발생했다.

겨울철에는 한파가 불어 닥쳐 딸기 성장 속도도 더뎌졌다. 이 때문에 딸기 농가 수확량이 크게 줄면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뉴시스) 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스타벅스는 원두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고려해 오는 13일부터 46종의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할 예정이다.

커피도 기후변화로 악영향…프랜차이즈들 줄줄이 가격인상

커피값도 올라간다. 커피전문점 업계 점유율 1위 스타벅스코리아는 13일부터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음료 대부분을 100~400원씩 인상한다. 업계 1위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을 나섬에 따라 다른 커피 전문점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커피전문점뿐만 아니다. 동서식품도 14일부터 맥심 오리지날△모카골드△카누△티오피 출고가를 평균 7.3% 인상한다.

커피 음료 가격 상승의 원인은 국제 커피 가격 급등이다. 세계 원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은 2020년 1파운드당 113센트에서 2021년 12월 230센트까지 103.5%가량 올랐다.

아라비카 원둣값을 끌어올린 것 역시 이상기후다. 아라비카 원두 등 커피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이 지난해 초 극심한 가뭄과 함께 7월 한파로 인해 평년기온(12~22도)보다 훨씬 낮은 영하권 날씨와 폭설 피해가 겹쳐 커피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5월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산척면의 한 과수원에서 25일 매몰작업이 진행되고있다.

전문가들 "기후변화로 먹거리 줄어...실생활에 악영향"

딸기나 커피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생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병충해 피해가 늘어나는 등 농작물 재배나 수확량에 큰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사과·배 농가는 최근들어 화상병이 번져 그루째로 매몰하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봄에는 냉해와 우박 등으로 인해 수확량도 줄었다. 2020년 기록적인 장마로 배(47.0%)를 비롯해 사과(54.3%), 복숭아(43.8%), 감(22%)등의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2020년 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탄소 배출 수준이 유지되면 2100년까지 벼 수확량은 25%, 고추 수확량은 89% 감소하고, 옥수수 수확량은 10~20%, 감자 수확량은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적으로도 기후변화로 인한 먹거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어도어 C. 듀머스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교수는 지난해 저서 ‘내일은 못 먹을지도 몰라’를 출간했다. 듀머스 교수는 해당 저서를 통해 사과, 아보카도, 바나나, 보리, 체리, 병아리콩, 초콜릿, 커피, 생선, 꿀, 땅콩, 감자, 포도 등 총 13가지 식품을 예로 들어 기후변화가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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