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머스크의 야심작, 지하 터널 '루프' 가보니…"하루 1만 명 넘게 이용"

입력 2022-01-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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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컨벤션센터 지하 '베이거스 루프' 펼쳐져…도보 20분 거리, 테슬라로 2분 만에

▲베이거스 루프 지하 승차장 (유창욱 기자 woogi@)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ㆍIT(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주로 전자 업계가 부스를 꾸린 ‘센트럴홀’에서 모빌리티 업체가 모여있는 ‘웨스트홀’까지 가려면 도보로 15~20분이 걸린다.

하지만 올해 CES를 찾은 관람객들은 걸어서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지하에 펼쳐진 ‘베이거스 루프’ 덕분이다. 베이거스 루프는 LVCC의 중앙, 서쪽, 남쪽 지점을 지하 12m 깊이의 터널로 연결한 길이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 X와 모델 Y가 무료로 이 길을 오간다.

베이거스 루프는 테슬라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의 구상으로 만들어졌다. 머스크는 진공 상태의 튜브 내부를 차량이 시속 1000㎞ 이상으로 달린다는 ‘하이퍼루프(초고속 루프)’를 구상했고, 이를 현실에 맞게 베이거스 루프로 구현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앞에 설치된 '베이거스 루프' 입구 (유창욱 기자 woogi@)

베이거스 루프로 가기 위해 센트럴홀 앞에 마련된 출입구를 내려갔다. 겉모습은 지하철 입구와 다를 게 없지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지하 중심에는 승차장이 자리하고, 좌우로 각각 웨스트홀과 이스트홀로 가는 테슬라 차량이 바삐 움직인다.

관리자는 승객의 목적지와 인원수를 확인하고 차량을 배정해준다. 승객은 요금 지급 없이 배정받은 차량에 탑승하면 된다. 기자가 모델 X에 탑승하자 드라이버는 터널 내부로 차를 몰았다. 조명이 켜진 좁고 긴 터널로 차량이 빨려 들어가듯 달렸다. 마치 미래 도시를 보는 느낌이다. 드라이버는 시속 50㎞ 정도로 차를 몰았고, 단 2분 만에 웨스트홀 승차장에 도착했다. 전기차라 소음이 없었고 교통체증도 겪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웨스트홀 앞에 설치된 베이거스 루프 승차장 (유창욱 기자 woogi@)

드라이버에 따르면 전날에만 1만4000명의 승객이 베이거스 루프를 이용했다. 그는 “터널을 오가는 게 지루하긴 하지만, 안전한 업무 환경이 보장돼 이 직업을 선택했다”라며 “루프가 라스베이거스 전체에 설치되면 지하철을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당국은 앞으로 도심 지하 곳곳을 베이거스 루프로 연결할 계획이다. 20개 이상의 역을 3년 안에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으로 베이거스 루프를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당국의 제재로 실현하지 못했다.

머스크의 하이퍼루프 구상은 '망상'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현실로 바꾸려는 시도가 미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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