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총 3조 달러’ 시대 연 애플, 도쿄증시 절반과 맞먹어

입력 2022-01-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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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애플 주가 40% 상승...비트코인 상승률(38%) 웃돌아
애플, S&P500서 차지하는 비중 7%에 달해
대형 하이테크 쏠림 현상에 우려도
고평가·실적 성장세 둔화 대응 과제로 남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의 퍼시픽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애플TV+ 프로그램 테드 라소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할리우드/AP뉴시스
애플이 파죽지세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마침내 세계 최초 시가총액 3조 달러(약 3580조 원)라는 이정표를 새로 썼다.

3일(현지시간) 애플은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182.86달러로 오르면서 사상 처음 시총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장중 182.88달러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는 장면도 있었다.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어 종가 기준으로는 2조9860억 달러로 3조 달러 턱밑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4년 만에 기업가치가 3배 올랐다. 애플은 창립 38년 만인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 달러를 돌파했다. 그 뒤로 2년 만인 2020년 8월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 처음으로 시총 2억 달러 시대를 연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였다.

피부로 와닿지는 않지만 3조 달러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특히 일개 기업인 애플 시총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종목 시총의 절반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곧 세계 경제 3위 경제국 일본의 대기업 절반과 맞먹는 기업가치를 보유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전년 대비 40% 이상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가상자산(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상승률(38%)을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해 주요 가상자산이 급등한 이례적인 상황에서도 대장주 비트코인 상승세를 넘어선 것이다.

견실한 재무기반과 매출 성장세는 물론 전기자동차 진출 가능성과 함께 성장 기대가 높아진 것이 주가 상승세로 이어졌다. 특히 성장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애플은 지난 한 해 매력적인 투자처였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21일 풍부한 유동성과 견고한 실적을 근거로 애플의 신용등급을 ‘Aaa’로 상향했다. S&P500지수 편입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MS)와 존슨앤드존슨(J&J)에 이어 세 번째로 ‘트리플A’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아이폰은 약 2년의 교체주기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애플뮤직, 애플TV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 매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금을 비롯한 가처분 자산은 1900억 달러에 달한다. 그만큼 자사주 매입과 배당 여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월가에서도 애플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애플의 목표주가를 164달러에서 200달러로 끌어올렸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헤드셋과 같은 신제품이 아직 애플의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뉴욕증시에서 대형 하이테크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애플을 비롯한 시장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애플과 MS, 아마존, 알파벳(구글),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등 하이테크 6개사 시총 합계는 S&P500 종목 전체에서 약 25% 비중을 차지한다. 애플의 비중만 놓고 보면 7%에 달한다. 미국 증시는 주가 연동의 패시브 상품을 중심으로 시총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유동성이 계속 유입되는 환경인데 그만큼 지수가 소수의 빅테크 종목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애플 입장에서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등으로 올해 실적 성장세가 작년보다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시총 3조 달러를 달성한 현시점에 투자자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 정도로 지난 10년 평균(15배)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만큼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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