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진영대결·최고의 비호감 후보'
64일 남겨둔 20대 대통령 선거의 풍경은 과거 대선과는 판이하다. 호남 출신 후보 부재로 역대 선거 때마다 위력을 발휘했던 영호남 대결구도는 사라졌고 유력후보 모두 중앙 정치 경험이 없다. 반면 최악의 진영 대결, 최고의 비호감 후보 등은 새로운 현상이다.
19대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 출신 후보는 없다. 치열한 영남과 호남 지역대결 구도로 가기엔 후보들의 출신 지역이 다양하다. 후보 5인 출신지를 보면 서울(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경기(심상정 정의당 후보), 충청(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경북(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산(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이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 윤 후보는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중앙정치 초년병,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정치신인이다.
거대 양당 후보의 중앙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전통적인 대선에선 볼 수 없는 악재들까지 발생하자 20대 대선은 '역대 최악의 대선'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최악의 진영 대결이 펼쳐지고 있으며, 양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일보가 신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두 후보는 ‘절대로 뽑지 않을 후보’를 묻는 이른바 ‘적극적 비호감도’ 조사에서도 각축을 벌였다. 이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35.1%, 윤 후보는 32.2%였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진영 대결이 이 정도로 사생결단하며 극대화 된 적은 처음이며,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이렇게 높았던 적도 없다"며 "이전 대선보다 악화된 점이 많지, 개선된 점은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호감 대선 분위기에 정권교체 회의론도 팽배해지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국민의 대다수가 갈망했던 정권교체 여론이 다소 식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31일과 1일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 45.4%, '민주당으로 정권연장' 응답은 40.5%였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 직후인 지난해 11월 7일 조사에서 정권교체 53.8%, 정권연장 32.7%로 여론 격차가 21.1%p 달하던 것에 비하면 많이 좁혀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합과 쇄신론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후보는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대도약 시대를 위한 국민통합'을 강조했고 사실상 해체를 결단한 윤 후보 선대위는 '쇄신'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