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악마의 편집?…엠넷 ‘스걸파’, 출연자 보호 없는 무책임함

입력 2021-12-2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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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방송화면

이번에도 악마의 편집일까. 서바이벌에 특화된 케이블채널 Mnet이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를 통해 또 논란을 일으켰다. 경쟁하는 팀 간의 배려 없는 ‘댄스 트레이드 룰’을 적용시켜 여고생 크루가 비난의 화살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사실 엠넷의 연출 논란은 매번 반복됐다. 그런데도 이번 논란이 더 문제 되는 것은 출연자들이 미성년자라는 점 때문이다. Mnet의 출연자 보호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방송된 Mnet의 여고생 댄스 크루 서바이벌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에서는 클루씨(팀 라치카)와 스퀴드(팀 YGX)의 대결이 그려졌다.

해당 미션에서 클루씨와 스퀴드는 서로 상대 크루의 창작 안무를 수정 없이 안무에 반영하는 ‘댄스 트레이드’를 했다. 클루씨는 구성원들이 각자 다른 춤을 추는 형식이었다. 다소 장난스러운 안무가 주를 이뤘고 우스꽝스러운 꽃게춤도 있었다.

이에 스퀴드는 “이게 안무 짜 온 거 맞느냐. 프리스타일 아니냐”며 “동선이 다 엇갈려 안 보였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클루씨는 “이게 포인트”라고 답했다. 또 “디테일 좀 잡아달라”는 말에 춤을 알려주기는 했으나 “너무 많이 알려주지 말라”며 속삭이기도 했다.

스퀴드는 인터뷰에서 “대형도 안 맞고 디테일도 안 맞고, 꽃게가 진짜 골 때렸다”며 “이게 춤인지 장난하나 싶었나. 전략이라 해도 말이 되는가 싶다”고 지적했다.

▲출처=‘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방송화면

경연 결과는 6대1로 클루씨가 승리하며 파이널 생방송 진출을 확정했다. 심사위원인 댄서 모니카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경쟁이 앞서나가는 것은 맞는데 누군가의 발목을 잡고 올라가는 건 아니다. 자기 실력으로 가야 한다. 누군가에겐 장난이지만 누군가에겐 진지한 사투지 않냐”라며 일침했다.

이에 라치카의 리더 가비는 “저희가 트레이드하자고 한 건 누군가를 상처 주고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클루씨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재미있게 하고 싶은 게 가장 컸었다”라고 해명했다.

해당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은 클루씨의 비매너에 분노했고, 또 다른 시청자들은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클루씨의 지도자였던 라치카가 중간에서 적절히 중재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클루씨 멤버들의 SNS에는 악플이 쏟아졌고, 멤버 세 명은 결국 SNS 계정을 닫는 사태에 이르렀다. 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클루씨를 비난하는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출처=‘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방송화면

’스걸파’는 ‘스트릿댄스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의 인기에 힘입어 프로그램이 제작됐다. ‘스우파’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던 선의의 경쟁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스걸파’는 ‘댄스 트레이드’라는 비난받기 좋을 만한 경연 규칙을 만들어내 일반인 출연자들이 비난의 중심에 섰다.

그간 Mnet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다수 선보이며 ‘악마의 편집’으로 갖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스걸파’에서도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냈고, 편집을 통해 이들의 모습을 부각해 또 구설을 만들어 냈다. 방송 경험이 부족한 미성년자 출연자들은 엠넷의 덫에 그대로 걸려들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후 출연자들은 도 넘은 비난에 직면했으며, 방송 외의 생활에서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논란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화제몰이를 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스걸파’를 애청했던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더욱 큰 화살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며, 출연자들의 간절함을 악용한 제작진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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