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장도, 가정용 밀키트도 대체육 상품 줄잇는다

입력 2021-12-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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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외식업계의 대체육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결두부를 사용해 치킨텐더의 외관과 닭고기의 식감을 구현한 '두부텐더' (풀무원)
대체육은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도 고기 맛과 식감을 낼 수 있는 식료품이다. 콩처럼 식물성 재료를 이용하거나 세포배양 기술로 만드는 배양육 등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비건 인구가 꾸준히 늘고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까지 더해져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업체들이 대체육 사업에 힘을 주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대체육 사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대체육 특유의 콩 냄새를 없애는 연구를 강화하고 비건 전용 식당까지 내는 등 다각화할 전망이다.

24일 시장조사 전문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50억 달러(한화 약 6조 원)를 넘어선 55억 877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대체육을 생소하게 여기던 국내 시장은 낯선 초창기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1030만 달러(한화 115억 원)에서 올해 155억 원, 2025년에는 181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 측에 따르면 "식물성 단백질 시장이 일찌감치 발달한 북미 시장은 '비욘드미트' 등 육고기와 비슷한 외형과 질감을 가진 제품이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제품 타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면서 대체육 시장과 부수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체육을 포함한 식물성 단백질 연구에 활발한 업체 중 하나가 풀무원이다. 풀무원은 올해초 ‘식물성 지향 식품(Plant Forward Foods)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단백질ㆍ고기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두부를 주제로 두부면, 두부텐더 등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을 선보인 풀무원은 대체육에도 손을 뻗쳤다. 풀무원은 IFF 한국법인 다니스코 뉴트리션앤드바이오싸이언스와 손잡고 식물성대체육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양사 간 연구 협력을 통해 콩고기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비린내를 없애고 식감을 개선하는 등 고품질 대체육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CJ제일제당 역시 최근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한데 앞서 식품소재 브랜드 '플레이버엔리치'를 토대로 비건식품뿐만 아니라 대체육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플레이버엔리치의 '시스테인'은 고기 본연의 향(肉香)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대체육을 비롯한 비건 식품과 일반 가공식품에까지 활용이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기능성 아미노산인 시스테인을 비전기분해 방식으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 상용화한 바 있다.

▲아워홈 급식장에서 ‘비건스테이크’ 메뉴를 배식하고 있다. (아워홈)

단체 급식장과 가정용 밀키트에도 대체육 바람이 불고 있다. 아워홈은 최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스테이크 세트, 떡갈비 정식, 콩고기를 활용한 육개장인 '채식두개장'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였다. 단체급식 점포별로 환경을 감안해 월 1회 이상 저탄소 식단 개발, 잔반량 감소 캠페인, 친환경 용기 확대 등 친환경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밀키트 업체 1위 프레시지도 호주의 글로벌 식물성 대체육 전문 기업 v2food의 제품을 활용한 ‘대체육 밀키트’를 내놓으며 밀키트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했다. ‘대체육 밀키트’는 250만 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채식주의자를 공략하기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글로벌 대체육 기업 v2food의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했다.

라면 맏형 농심도 비건 전용 식당을 내며 대체육 사업에 가세했다. 내년 4월 서울 잠실에 문을 열 예정인 ‘베지가든 레스토랑’은 자사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 제품을 활용한 애피타이저와 플래터, 버거, 스테이크, 파스타, 사이드메뉴, 디저트 등 총 20여 개 메뉴를 선보인다.

▲농심 베지가든 레스토랑의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농심)

전문가들은 대체육 관련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으로 두부를 지목한다. 유럽, 북미 등지에서 두부 소비량이 늘고 있는 데다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찾고 있는 외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풀무원의 ‘두부바’는 일본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편의점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는가 하면, 두부를 곁들인 식물성 고기 '두부텐더' 역시 인기다. 또한, 풀무원USA를 통해 미국 웰빙 레스토랑 체인 와바그릴 200여 개 매장 전점에 식물성 대체육을 입점시키는 등 ‘풀무원표 대체육’ 판매를 본격화하는 등 해외 대체육 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식품&영양 부문 총괄 연구원은 "한국 두부가 우수한 품질과 다양한 제품 유형을 앞세워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한국 두부 제품이 새로운 식물성 단백질 음식을 찾는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돼 새로운 K푸드의 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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