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혼밥’ 가능한데 ‘혼공’ 못한다…스터디카페 자영업자들 “탁상행정의 표본”

입력 2021-12-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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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미접종자 여가 즐길 권리 주는데 공부할 권리는 왜 안 주느냐”

▲5일 경기 수원 권선구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학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8일부터 강화된 방역지침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들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혼밥(혼자 밥 먹는 것)’은 가능하지만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에서 ‘혼공(혼자 공부하는 것)’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터디카페·독서실업계는 정부 방역지침에 대해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원과 스터디카페·독서실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제한을 예외로 뒀지만, 백신 미접종자가 1인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업종에는 제외했다. 1인 입장에 대한 예외 없이 모든 백신 미접종자가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당장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백신 미접종자들의 환불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 서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임 모(43) 사장은 “스터디카페에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미접종자 1인 이용도 불가능하고 백신패스에 적용이 됐다”며 “정기권을 끊은 사람들에게서 환불이나 연장 요청이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의 스터디 카페는 40%가 성인 이용고객이다. 주로 고시 공부나 공무원·자격증 준비생 등이다. 임 사장은 “고시생들이 ‘사회가 힘들어지면 공부하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말을 많이 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며 “이렇게 노력하시는 분들이 이마저도 방역패스라는 제약으로 공부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스터디카페 특성상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지 못해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24시간 직원 없이 키오스크가 모든 걸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방역패스를 관리하기 힘들어서다. 서울 강서구에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51) 점장은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당일 이용권을 없앴다”며 “현장 상황을 아무것도 알지 못한 지침”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스터디카페, 독서실에 1인 이용 불허는 스터디카페, 독서실 영업에 대한 이해도가 한참 떨어지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스터디카페·독서실 1인 입장 허용 △24시간 방역패스 완화를 요구했다.

최부금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대표는 “방역당국은 매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방역패스를 24시간 확인할 인력을 배치하라며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요구한다”며 “미접종자에 한해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는 주는데 왜 공부할 권리는 주지 않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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