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군번줄 은행원은?’ 행표 또 안한 이주열 총재

입력 2021-12-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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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경제동향간담회부터 11월 금통위, 12월 물가설명회까지 벌써 3번째
작년 7월 금통위부터 올 2월18일 거금회의까지 국감만 빼고 안달기도
한은 인사관리 규정 25조 신분증 휴대하고 휘장 달아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월부터 공식행사에서 한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휘장(일명 행표)을 달지 않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지난달 11일 경제동향간담회, 전달 25일 금통위, 이달 16일 송년기자간담회를 겸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회견 모습. (한국은행)

“정신이 나갔구만.” 2010년 4월 국회 국방위에서 육군참모총장 출신이자 당시 자유선진당 소속 이진삼 의원은 천안함 사태 원인을 따져 묻는 상황에서 군번줄을 매지 않은 이상의 합참의장을 비롯한 장성들을 향해 군인의 기본자세를 강조하며 이같이 호통 쳤었다.

그 의미가 군번줄까지는 아니더라도 은행원이라면 정장에 휘장(일명 행표)을 다는 것은 원칙이다. 특히, 한 기관을 대표하는 수장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송년기자간담회를 겸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회견 자리에 한은 행표를 달지 않고 나왔다.

문제는 그가 공식행사에서 행표를 달지 않은 것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7명의 거시경제전문가들과 가진 경제동향간담회를 시작으로, 전달 25일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및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역시 행표를 달지 않았다.

좀 더 멀리 가면 작년 7월 한은에서 열린 금통위부터 올 2월18일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가진 거시경제금융회의(거금회의)까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작년 한은 국회 국정감사 및 종합국감를 제외한 모든 공식행사에서 행표를 달지 않았었다.

올 2월 거금회의 자리까지도 행표를 달지 않자 안팎의 지적이 나왔고, 그 직후인 올 2월말 금통위부터 이 총재는 다시 공식행사 자리에 행표를 달고 등장했었다.

당시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 2차 확산 이후 외부행사가 없었고, 겨울이 되면서 깜빡했었을 것이다. 지난해부터 근무복장이 캐주얼로 바뀐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금통위 기자회견도) 행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국회 외부행사때는 한다. 행표를 의도적으로 거부하거나 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금통위 기자회견이나 물가설명회 역시 대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단지 행내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을 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에 그는 “중요한 것 같진 않다”면서도 “중요하다 생각할 수는 있겠다. 코로나라는 특수사정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한은 인사관리 규정 25조에 따르면 (한은 직원은) 신분증을 휴대하고 휘장(일명 행표)을 달아야 한다고 돼 있다. 반면, 지난해부터 전면 복장자율화로 인해 사복을 입으면서 평상시 행표를 달 일은 없어졌다.

다만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인사관리 규정 25조에 휘장 관련 내용이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사복을 입으면서 융통성 있게 가고 있다”며 “공식행사나 대외업무 혹은 대외인사와 면담시 자켓을 입고 행표를 패용하도록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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