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사과'가 뭐라고…삐걱거리는 이재명·윤석열

입력 2021-12-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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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의혹에 대한 사과 리스크 곤혹
이재명, 아들 사과했지만…野 "선택적 사과 달인"
윤석열, 아내 의혹에 "확인 후 사과"…사과 인색 지적도

▲(왼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잇단 가족 의혹과 그에 대한 '사과 리스크'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의 경우 아들의 도박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17일 "자판기 같은 선택적 사과"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가 장남의 불법도박 의혹이 불거진 당일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신속 사과했음에도 논란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 아들의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이 후보를 옹호하는 민주당 대응이 기막히다 못해 애처롭다"면서 "민주당의 궤변을 듣다 보니, 이 후보가 어제 ‘선택적 사과’의 테크닉을 보여주고 나머지 불법행위 의혹 뒤처리를 민주당에 하명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민주당의 '후기 글은 썼지만 XXX는 안 했다', '도박으로 딴 것은 돈이 아니라 게임머니일 수 있다' 등의 전날 발언들이 궤변이라는 것이다.

원 대변인은 "이 후보는 ‘선택적 사과’, ‘조건반사적 사과’의 달인"이라며 "이른바 ‘빼박’이다 싶을 때에만 이재명 후보는 사과한다. 아들의 불법 상습도박은 도저히 못 빠져나간다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과하기로 작정하면 자판기 커피 누르는 수준"이라며 "이재명 사과에 고뇌나 성찰이나 진정성이 담길 리 없는 이유"라고도 했다.

원 대변인은 "이 후보와 민주당은 더이상 국민을 바보 취급하지 말기 바란다"라며 "‘사과의 기술’로 모든 국민의 눈과 귀를 영원히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사과했다는 것으로 끝나는지 안 끝나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아내 김건희 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사과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김 씨가 과거 대학 지원서에 다수의 허위이력과 수상실적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윤 후보는 14일 관훈토론회에서 "허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게임산업연합회의 비상근이사라는 직함을 가지고 일을 상당 기간 도왔다. 시간강사와 유사한 겸임교수 자리였고 대학 제출용 재직증명서는 정당하게 발급받아서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정부 공권력을 이용해 확인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음날에도 윤 후보는 기자들고 만나 "저쪽에서 떠든 거 듣기만 하지 말고 관행에 비춰봤을 때 어떤 건지 좀 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와 김 씨가 '사과'를 언급했지만, 애매모호한 태도, 뒤늦은 사과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윤 후보는 16일 김 씨가 한 매체 기자와 만나 "사과드린다"고 한 것이 공식 사과로 보느냐는 질문에 "공식(사과)이 따로 있고 이런 게 아니라, 저 자신과 처가 국민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답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엔 대국민 사과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국민 눈높에에 미흡한 점에 대해선 저나 아내가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실제 내용에 대해선 저희들이 조금 더 확인해보고 나중에 사과를 드리겠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라는 표현으로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은 셈이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전두환 발언' 논란 당시에도 언론 보도탓을 하다가 이틀이 지나서야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 송구하다"고 말했으나 이 역시 직접적인 사과 발언은 아니었다.

사과 발언 없이 윤 후보는 인스타그램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던 권성동 의원이 개 사진에 대해 "그냥 재미로 한 것이다. 심각할 필요 없다"고 말해 사태를 더 키웠다.

윤 후보가 사과에 너무 인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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