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포맨’·‘내가 키운다’…예능으로 보는 2021 시대상

입력 2021-12-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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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이혼’, ‘돌싱’(돌아온 싱글)이라는 소재가 예능에서 주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이혼한 연예인들의 이야기와 육아를 보여주는 예능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과거 연예인들의 이혼 얘기가 암묵적으로 금기시 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다소 파격적인 소재임에도 당당한 웃음과 현실 반영으로 시청자의 공감을 사며 2021년 현 시대상을 비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콘텐츠들의 유행은 한부모 가정, 이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돌싱 예능’의 유행은 돌싱들이 늘어난 사회상을 반영한 결과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9월 이혼 건수는 8366건으로,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10만650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1170건 감소했지만, 혼인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감소하며 2012년 이후 이혼 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또 전체 이혼 건수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9일 첫 방송된 JTBC ‘내가 키운다’는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된 엄마들이 육아를 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김구라, 배우 채림이 진행자로 나섰고 배우 조윤희, 김현숙, 방송인 김나영이 육아를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세 주인공은 이혼 후 어떻게 아이들과 일상을 보내는지 가감 없이 공개했고, 일상은 물론 이혼 후 심경까지 허심탄회하게 고백해 주목받았다. 또 싱글맘의 각종 육아 팁과 정보를 공유했으며, 육아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사진제공=JTBC

또 프로그램에서는‘싱글 대디’의 일상도 전해졌다. 배우 정찬이 이혼 후 아이들을 도맡아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정찬은 다른 싱글맘들과 함께 서로의 일상을 관찰하며 육아에 대한 팁과 정보를 공유했다. 프로그램은 가사와 육아를 여성의 역할로만 바라보던 고정관념이 변화된 것 또한 반영한 것이다.

실제 ‘주부 아빠’의 숫자는 20만 명에 달한다. 올해 초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 중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이 19만5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5만6000명, 지난해에는 16만3000명으로 매해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제공=SBS

지난 7월 13일 시작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배우 겸 방송인 탁재훈, 배우 임원희, 가수 이상민, 개그맨 김준호 등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친숙한 멤버들을 그대로 데려와 출연시켰다. 시작부터 시청률 5%를 넘기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돌싱남 네 명은 자신의 집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이혼부터 사업 실패, 건강, 사랑 등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들은 스튜디오가 아닌 가장 편안하고 친숙한 집에서 녹화를 진행해 더욱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이혼을 겪은 네 남자들이 결혼, 연애, 이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내고, 재혼 상담까지 해주며 노필터 토크로 웃음을 유발한다.

남성 1인 가구가 늘어남과 동시에 ‘돌싱포맨’도 함께 인기를 얻고 있다. 혼자 사는 남성 가운데 절반 이상은 30~50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는 664만여 가구다. 남성과 여성 1인 가구 수는 각각 330만4000가구, 333만9000가구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여성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45.1%인 반면, 남성의 경우 절반 이상이 30~50대였다.

이는 결혼 기피 현상과 남성 초혼 연령이 점점 늦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혼한 남성들 역시 1인 가구 비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30∼50대에 남성은 직장 생활 때문에 혼자 지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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