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채식주의자 잡아라…대형마트 ‘비건 마케팅’ 전쟁

입력 2021-12-09 14:09수정 2021-12-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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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제품만 모은 특화존 구축 및 확대…이마트는 정육 코너에서 대체육 판매 시작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이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상품들과 순식물성 식빵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비건(채식주의자)들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최근 채식주의자들이 급증하자 대형마트들이 비건 제품만을 모은 특화존을 구축 및 확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더 나아가 정육점에서 대체육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대형마트들은 비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이마트, 축산매장에서 ‘대체육’ 판매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이마트이다. 이마트는 작년 8월 20개점에 '채식주의존'을 열었다. 국내 대형마트 중 최초로 비건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별도 존을 조성한 것이다.

채식주의존에 진열된 제품은 100% 식물성 원재료로 만들어졌다. 취급 품목은 대체육, 너겟 등 식사 메뉴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제품에 대한 반응이 뜨겁자 이마트는 현재 채식주의존을 33개점으로 확대했다.

이달부터는 수도권 20개점 내 축산매장에서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판매를 시작했다. 대형마트 정육코너에서 대체육을 판매하는 건 이마트가 국내 최초이다.

판매상품은 순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 4종(민스, 버거패티, 슬라이스 구이용, 풀드 바비큐)이다. 언리미트 상품은 100%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이 없다.

이마트와 지구인컴퍼니는 소스 등을 추가 개발해 대체육 상품을 지속해서 늘린다는 계획이다. 판매 점포도 차례로 확대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응해 고객 관점의 매장을 구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식주의자 250만 명…“비건 상품 계속 늘릴 것”

다른 대형마트들도 채식주의자 공략에 나섰다. 홈플러스는 올해 10월부터 강서점 등 전국 52개 주요 점포에 비건 상품을 모아 진열하는 비건존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베이커리 몽 블랑제에서는 채식 맞춤형 식빵인 ‘순식물성 식빵’을 판매하고 있다. 순식물성 식빵은 우유와 계란, 버터 없이 식물성 재료로만 만들어졌다.

롯데마트는 점포 70곳에서 비건 특화존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 중인 비건 식품은 냉동식품류 24종, 스낵류 6종 등이다. 잠실점 식당가에는 비건 식당을 입점시켰다. 지난해 초에는 달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한 ‘해빗 건강한 마요’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유통업계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아직까지는 대형마트 매출에서 비건 상품 비중은 1%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다. 그럼에도 대형마트들이 채식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는 것은 동물복지 등을 이유로 채식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올해 250만 명으로 늘었다. 채식주의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대체육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추산한 올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신장한 155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비건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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