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외면할 수 없어 부동산부에 지원했고, 이제는 부동산 기사를 쓰고 있다. 돌아가는 사정을 진작 알았더라면 내 일상이 좀 달라졌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대개의 전문가는 가격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공급이 당장 막혀있으니 당분간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요지의 기사를 쓸 때마다 내 기사를 읽고 또 한 번 좌절할 우리 세대를 비롯한 무주택자들에게 괜히 미안하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대화에서 “부동산 가격은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로 두고 있다. 임기 마지막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임기 6개월은 아주 긴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지만, 그 기간 어떤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것인지 딱히 언급하지 않았다. 정권 말, 정치권에선 “아파트값, 하락 진입 직전” 등 연일 희망 섞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막상 취재하다 보면 뚜렷한 가격 하락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전망을 묻다가도 “아휴, 그래서 언제 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탄식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내게 건네는 말들은 “무슨 걱정이세요, 집 있는 남자 만나면 되죠!”라는 것.
불편할 수 있는 이 주제를 굳이 칼럼으로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젠더 이슈 같은 거대하고 민감한 주제를 건드릴 생각은 없고, 그저 내가 일해서 번 돈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세상, 그게 정당한 거니까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내 기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 그러니 어쭙잖은 농담이나 조언은 삼가주시길. “집은 제가 돈 벌어서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