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분신술을 썼듯이 여러 곳에서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100일도 남지 않은 20대 대통령 선거 판에 '혁신'이 시작됐다. 몸은 하나지만 전 국민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후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아바타가 등장, 효율성은 높이고 천문학적 선거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새로운물결' 창당을 준비 중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7일 '1호 인재'로 인공지능(AI) 대변인 '에이디(aidy)'와 자신의 아바타 '윈디(windy)'를 영입했다.
김 전 부총리는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국민의 짐이 된 지 오래"라며 "이번 AI 인재 영입은 혈세를 낭비하는 소모적 선거운동 대신 기존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시도다. 과학기술에 기반한 선거 캠페인은 정치판의 새로운물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선거철만 되면 이런저런 분들을 모셔오는데, 대부분 인재가 아닌 소모품으로 그치거나 자리 사냥꾼으로 이쪽저쪽 기웃거리고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를 보인다"며 "이와 달리 AI 대변인은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인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일 인재 영입과 동시에 막말, 사퇴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대위를 겨냥한 발언이다.
김 전 부총리의 AI 대변인은 각종 논평 등을 내며 기존 오프라인 대변인과 함께 활동하고, AI 아바타는 도처에서 김 전 부총리의 분신(分身)으로 후보 역할을 대행할 방침이다.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 KSPO 돔(옛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선대위 출범식에서 'AI 윤석열'을 처음 선보였다. AI 윤석열은 "선거 혁신의 시작"이라며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방방곡곡 국민을 찾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AI 윤석열이 혁신 도구라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룰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리더는 오직 국민에게 충성할 윤석열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외 다른 대선 후보들도 AI를 활용한 다양한 전략들을 고민 중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 이후 'AI 관련 대선 전략'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조만간 공식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AI에 대해 단순히 활용도를 보여주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 필요하다. AI 발전을 위해선 국가 데이터 개방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며 인문학에 대한 투자가 더 많아져야 된다"고 전반적인 AI 산업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측도 AI를 활용한 소통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