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무인 운영하는데 어떻게 접종 확인하냐”…방역패스 확대 첫날 터진 자영업자들의 불만

입력 2021-12-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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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카페ㆍPC방 등 방역패스 관리 힘들어…연말 예약 줄줄이 취소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스터디카페에서 ‘마스크를 벗지 말아주세요’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지자체에서 세부적인 방역패스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어떠한 조치도 못 했습니다. 교회나 키즈카페는 제외되는데 코로나 전파사례가 없는 스터디카페는 왜 방역패스 대상입니까.”

6일부터 정부의 특별방역대책 발표로 식당ㆍ카페를 비롯해 학원ㆍPC방ㆍ스터디카페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백신패스)가 확대 적용된 가운데, 서울 강서구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김 모 점장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무인시스템으로 전환해 운영해온 일부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찾은 이 스터디카페는 정부로부터 명확한 방역패스 지침을 받지 못했다. 24시간 직원 없이 키오스크가 모든 걸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만큼 방역패스 관리가 까다로워 보였다. 김 점장은 “직원이 상주해 일일이 방역패스를 점검하는 건 힘들다”며 “현재는 계도기간이니 일단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이번 방역대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에 따르면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은 식당이나 카페처럼 1인 입장에 대한 예외 없이 모든 백신 미접종자가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최부금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대표는 “스터디카페에선 1인 입장과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고객들이 혼자 공부만 하는 곳”이라며 “교회나 학교는 백신패스 규제를 받지 않는데 확진 이슈가 없는 스터디카페와 독서실이 왜 위험한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방역패스 적용이 어려운 업종과 같이 백신패스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의 한 PC방. (연합뉴스)

PC방 사정도 비슷했다. 대게 직원 한 명만 상주하는 PC방에서도 일일이 코로나 접종 확인을 하기 어려웠다. 계도기간이라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진효(35) 사장은 “12월부터 매출이 올라가나 싶었는데 방역패스를 도입하니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게 많고 매출도 기대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이번 주까지 계도기간이니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는데 다음 주부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 방역패스 대책은 말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 입구엔 손님들이 줄지어 방역패스 확인을 기다렸다. 중년의 사장 혼자서 백신 접종을 확인하고 있어서다. 식당 내부는 한산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강 모(50) 사장은 12월 연말 회식 일정이 잡혔는데 절반가량이 취소됐다고 했다.

강 사장은 “주말 사이에 예약 취소된 건수만 20건이 넘는다”며 “그동안 조금이나마 매출 회복이 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백신패스도 일일이 확인하느라 손님도 제대로 못 받고 귀찮아진 것이 한둘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와 만난 자영업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자영업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역대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계속되는 고강도 방역 조치에 불복해 단체시위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5일 서울의 한 호프집에서 관계자가 사적모임 인원제한 문구를 게시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견문을 통해 “위중증 환자의 병상확보를 하지 못하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만 희생을 시키고 있다”며 “모든 단체와 연대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특별방역대책에 항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방역패스 등 지침 위반 시 과태료 등 벌칙부과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1주간 계도기간을 갖고 13일부터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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