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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의 변화, 인사가 출발점 돼야

입력 2021-1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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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올해 정기 임원 인사는 ‘파격’으로 요약된다.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과감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등 쇼핑 사업 대표로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의 유통 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에 ‘비롯데맨’이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텔 사업 대표에 안세진 전 놀부 대표를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안 대표는 롯데 출신이 아닌 데다 호텔 사업 경험도 없다.

기업이 전례 없는 변화를 시도한다는 자체가 그만큼 회사 전체에 위기감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 롯데그룹은 최근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호텔롯데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중 롯데케미칼만 실적 반등에 성공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롯데가 주춤하는 사이 다른 대기업들은 미래 먹거리 키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차 양산에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SK, LG는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고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W컨셉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적자 기업에 불과했던 쿠팡은 어느새 국내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롯데도 넋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바이오, 이커머스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야심차게 내놓았던 통합 쇼핑앱 ‘롯데온’은 쿠팡, 네이버, SSG닷컴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

롯데의 진정한 변화는 지금부터 이뤄져야 한다. 새로 영입한 인재들을 앞세워 기업 체질을 바꾸고 신성장 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변화가 인사만으로 그친다면 코로나 이후 대내외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롯데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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