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흑발 李ㆍ포마드 尹…정치인 이미지 보면 전략 보인다

입력 2021-1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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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오른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뉴시스)

최근 정치인들의 이미지 변신이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정치인은 거대 양당의 두 대선 후보다.

경선을 거치고 대선 후보로 활동을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회색빛 백발을 정리하고 검은 머리로 염색했다. 중후하고 진중한 이미지에서 한층 젊어진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동안 다소 정리되지 않은, 거친 이미지로 ‘외골수 검사’ 같은 인상을 주던 윤 후보는 얼마 전 이마를 훤히 드러내고 눈썹을 살리는 메이크업을 한 모습을 드러냈다. 말끔한 모습이다.

정치인의 이미지 변신, 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에 파란 넥타이를 하고 나온 홍준표 의원. (출처=채널A 유튜브 캡처)

이 후보와 윤 후보처럼 정치인들의 이미지 변신은 결국 ‘지지율 상승’을 위한 전략이다. 기존의 이미지가 대중에게 매력적이지 않을 경우 헤어 스타일, 눈썹, 의상 등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다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두 후보 외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국민의힘 경선에 나섰던 홍준표 의원은 지난 9월 경선 과정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하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의 상징색이 빨간색이기에 대부분의 경선 주자들이 빨간색 넥타이를 하거나, 젊은 이미지를 위해 ‘노 타이’를 선택한 것과 명백히 대비되는 색이었다.

홍 의원은 이 선택에 대해 “한나라당 색이다”라고 주장했다. 주요 경쟁자였던 윤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정통성’ 측면에서 약점을 가진 점을 전략적으로 파고든 것이다.

목소리 톤 변화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평소 조곤조곤하고 설득력 있는 말투를 자주 노출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말투에 대해 ‘유약해 보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 후보 선출 경선을 위한 합동연설회에서 “공정한 기회의 나라로 바꿀 지도자, 누굽니까!”라고 강한 목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안 대표에게 결론적으로 아쉬운 대선이 됐지만 ‘자신 있어 보인다’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지 정치 ‘만능열쇠’ 아니야... 역량 보여줘야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이미지 변신이 지지율 상승의 ‘만능열쇠’는 아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은 세련된 인상으로 나타나거나 팝스타 데미 로바토(29)를 유세 현장에 부르는 등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오히려 ‘가식적’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변신이 색다른 인상을 주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좋은 수단일 수 있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미지 변신보다 정치인으로서 실질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이를 시행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유권자에게 단정한 모습을 보이는 건 의미있다. 유권자도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미지 변신은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다. 메시지 전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이미지 변신이 필요할 수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의 내용·퀄리티·진정성 등을 포함하는 ‘컨텐츠’다”라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미지 변신은 포장지를 바꾸고,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노력이지만 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알맹이’다”라며 “결국 후보로서 정치적 방향성, 후보 개인에 대한 신뢰성 등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알맹이가 더욱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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